안동시가 수백억원이 드는 각종 기념관 및 미술관 건립사업 과정에서 특혜시비를 연달아 일으키면서 전형적 ‘불통행정’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안동시가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한 임란역사문화공원 건립사업은 특정문중을 위한 특혜사업이라는 각계의 비판을 받으면서 1년 이상 파행을 겪고 있다.이번엔 지역 미술계의 숙원사업이던 시립미술관 건립과 관련, 안동과 별 관련이 없는 작가의 이름을 딴 ‘안동시립 하종현 미술관’으로 추진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 미술인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안동시가 특정인 위주의 사업을 계획하면서 제대로 된 공청회 등을 거치지 않고, 지속적인 반대여론에도 사업을 강행하려는 안동시의 소통의지 부족이 여론매를 맞고있다.안동시가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과 이해를 구하려는 설득력이 부족한 탓이다.안동시의 계획에 따르면 임란역사문화공원은 서애와 학봉 측에 각각 100억원, 하종현미술관도 100억원을 쏟아 붓는다.임란공원의 경우 당장 시의회부터 반대했다. 안동시 임동면에 이미 서애와 학봉 등을 기념하는 충의역사공원이 조성돼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기념관을 짓는 것은 중복이고 특정문중에 대한 특혜라는 게 이유다.시의회가 관련 시예산 전액을 삭감했지만 안동시는 8억원을 들여 실시용역을 강행, 의회와 마찰을 빚었고 사업방향 일부를 수정한 후에도 의회 표결이 무산되는 등 파행만 거듭하고 있다.하종현 미술관 역시 오는 15일 중간보고회를 열 예정이지만 이미 민심은 사납게 이반된 상황이다. 한국미협 안동지부와 한국예총 안동지회 등 지역 미술인들은 작품을 기증받는다는 명목으로 지역과 연고조차 없는 특정작가의 이름을 시립미술관 명칭에 갖다 붙이는 것은 ‘저급한 상거래 행위’라고 규정했다.이들은 ‘바람직한 안동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안동미술협회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시위를 벌이는 한편 권영세 안동시장과의 직접대화를 요구하고 있다.안동시는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학래 안동시 문화복지국장은 “지난해부터 미협과 수차례 협의과정을 거쳤는데 불통이라니 말이 안 되며 지금도 여론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지역미협이 미술관 건립에 필요한 작품을 기증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하종현 작가가 수준급 작품 300점을 기증한다기에 받아들였을 뿐 특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기윤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는 “연고는커녕 안동에서 전시회 한번 연 적 없는 작가의 이름을 시립미술관에 넣는 게 특혜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공격수위를 높였다.안동미협과 대책위는 “안동시가 일부 미협단체 대표 등 극소수와 짜고 친 전형적 밀실행정”이라며 “미협 평회원 다수가 하종현미술관에 건에 동의한 것처럼 명의가 도용됐는데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