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시아 최초로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건설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지하 동굴처분장이 본격 가동되자 방폐장 인근 주민들은 “안전하게 모든 시설이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원자력환경공단 측은 이날 첫 방사성폐기물 처분 과정을 인근 주민과 언론, 시민단체 등에 전격 공개했다.방폐장 입구에서 25인승 버스 6대에 나눠탄 주민들은 약 10분 간 대형 사일로(처분창고)가 위치한 지하 약 100m지점까지 내려오며 난생 처음보는 대형동굴의 규모에 압도된 듯 했다.높이 50m, 폭 23.6m인 지하동굴처분장에는 총 6기의 사일로가 있다.방사성폐기물 처분이 시작되자 주민들의 얼굴에는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일부 주민들은 폐기물을 담은 노란색 드럼통을 찾아봤지만 단 1개도 보이지 않자 공단 직원에게 “드럼통이 어디 있는냐”고 묻기도 했다.이날 지하동굴처분장에는 드럼통이 단 1개도 없었다. 두께 10cm로 만들어진 특수강화콘크리트 용기(박스)에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드럼통에 폐기물을 담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용기에 밀폐해 보관한다”는 설명을 들은 주민들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했던 것 보다 안전시설이 대폭 확충됐다는 설명을 들은 주민들은 공단 직원들에게 “사람 목숨 보다 중요한게 없다. 제발 아무 사고 없이 방폐장이 운영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최초 처분은 원자력 에너지를 생산해 수출하고 폐기하는 것까지 원사이클로 완성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모든 운영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초청해 처분 과정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2006년 12월26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1단계 건설기본계획에 따라 총 공사비 1조5228억원을 투입, 2008년 8월 착공한 경주 방폐장은 2009년 12월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2012년 12월로 준공일이 연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