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쉼터로 마련된 쉘터가 우천 시 비가 새고 있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풍과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승객들은 비가 새는 쉘터에 아예 밖에서 우산을 핀 채 버스를 기다리는 실정이다.12일 오전 9시 19분께 대구 북구 산격동에 마련된 경북대 버스정류소 셀터에는 계속되는 집중호우에 버티지 못하고 물방울이 14-17초에 한 번 꼴로 쉘터 앞쪽과 중간지점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8명의 승객들 중 2명은 쉘터 안에서 우산을 핀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고 또 다른 승객은 우산을 핀 채 셀터에 부착된 버스노선도를 확인하고 있었다. 나머지 5명 중 2명은 아예 쉘터 밖에서 우산을 핀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다른 3명은 쉘터 뒤편에 있는 커피숍 등에서 비를 피하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동천동에 거주하는 이다슬(여·22)씨는 “이곳은 날씨가 맑은 날에도 고인 물이 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친구들 중 몇몇이 구청에 신고를 하는 등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물이 새고 있다”고 말했다.같은 날 오전 11시 10분께 대구 남구 대명동의 대구고교 버스정류소 셀터에서도 천정 곳곳에서 비가 새고 있었다. 이곳 셀터에는 천정 앞쪽과 중간 그리고 좌·우로 빗방울이 새고 있었는데 앞쪽으로는 11-12초당 1번꼴로, 중간은 22-27초에 1번꼴로, 좌·우로는 19-24초에 1번꼴로 빗방울이 떨어졌다.대구시에 따르면 버스정류소에 마련된 쉘터는 1100여 곳으로 이중 천정이 박스 형식을 띤 구형모델과 천정이 유리로 제작된 신형모델로 나눠진다.쉘터에 비가 새는 곳은 주로 구형모델에서 생겨났는데 지난 1998년부터 제작·설치된 구형모델은 천정이 박스형식으로 우천 시 빗물이 안으로 스며들면 밖으로 물을 배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나 쉘터 천정에 균열이 생겨 우천 시 고인 물이 균열을 통해 밖으로 새게 된 것이다.이에 대해 대구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하면 망가지는 경우가 있듯이 쉘터도 지은 지 1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했다.대구시 관계자는 “쉘터와 관련된 보수 등은 대구시가 지정한 위탁업체서 점검하고 있는데 위탁업체는 하루 평균 200여 곳의 쉘터를 돌며 문제점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천 등으로 생겨나는 누수에 대해선 사전에 파악할 수 없어 승객들의 민원에 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