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오는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을 갖기로 하면서 그동안 얼어붙어있던 당·청 관계가 급속도로 화해무드로 바뀌는 분위기다.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전후로 박 대통령의 목소리에 당이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자 박 대통령도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다.박 대통령이 오는 16일 청와대를 방문하는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 김정훈 신임 정책위의장 등과 만남을 갖게 됐다.박 대통령이 김 대표와 만남을 갖는 것은 지난 4월 16일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에 앞서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 거취문제에 대한 협의 차원에서 비공개로 단독 회동을 가진 데 이어 3개월 만이다. 또 여당 원내지도부와 만난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당시 유 전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졌으며 원 원내대표는 당시 정책위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당시 회동을 통해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키로 하는 등 당·정·청 협조 강화를 약속했지만 오히려 당·청 관계는 극도로 악화됐고 이 같은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다시 새 원내지도부와 만남을 갖게 된 셈이다.이번 회동을 기점으로 앞으로 당·청 관계는 완전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법 개정안 문제를 두고 두 달 가량 갈등을 겪었던 상황을 지나 여당이 새 원내지도부를 구성하면서 박 대통령도 새로운 국면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새로 임명한 현기환 정무수석을 향해서도 “정무수석은 당·청 관계와 국회 관계를 원만하게 조율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당·청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이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를 맞아 국정동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이번 회동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이나 유 전 원내대표의 거취문제 등 여당 내부 문제에 대응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정부·여당이 짝을 이뤄 야권에 맞서 국정기조를 관철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힘 실어줄 듯…구조개혁 강조도 이 때문에 이번 회동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질 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우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가뭄 피해, 경기 침체 등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편성키로 한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청이 힘을 모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관광진흥법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등 국회에 계류돼있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등의 처리를 통해 경기회복에 국회가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김 대표가 공언한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해서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도 과거에 국회선진화법을 들어 “그것을 극단적으로 활용해 민생의 발목을 잡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고, 이 법이 현 정부 정책 추진의 걸림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만큼 한 목소리를 낼 것임이 자명하다.공무원연금 개혁에 이어 노동시장 개혁 등 앞으로 처리해야 할 구조개혁 작업에 당의 협조를 적극 요청할 것으로 예측된다.청와대 관계자는 “새 원내지도부가 뽑혔으니 일단 축하의 말을 전하고 당·청 관계에 있어 오직 오직 국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한 만큼 당이 이에 맞춰줘야 한다는 기조를 당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