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에 ‘착한가게’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 군(郡) 지역 최초로 착한가게 100호점이 탄생했던 울진군이다. 최근 요식업·숙박업 등에 종사하는 가게 대표 15명이 잇달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 캠페인에 가입의사를 밝힘에 따라 모두 135곳으로 늘어났다. 구미시(145곳)에 이어 2번째, 전국 89개 군 지역을 통틀어서 가장 많은 착한가게가 울진군에 소재하게 됐다고 하니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정부가 정의하는 착한 가게는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영업하며 어려운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업소’로 돼 있다. 따라서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소액다수의 모금캠페인으로 매출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업소가 착한가게다. 매장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온라인쇼핑몰, 프랜차이즈, 학원, 병원, 약국 등 업종에 상관없이 가입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 울진군의 착한가게 135곳이 매달 기부하는 성금은 400여만원으로 연간 4800여만원에 달한다. 전액 울진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저소득층 등 어려운 이웃들의 생계비, 의료비, 명절위문금, 한부모·조손가정 교복지원금 등으로 다양하고 폭넓게 쓰이고 있다. 보는 이들은 대수롭잖게 생각하겠지만 상품 하나를 팔 때마다 마진을 따지고 점포세와 전기세, 직원급료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영세 중소상인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며 더구나 1년 2년 지속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실제로 대구시에서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착한가게로 선정됐던 42곳의 착한가게가 간판을 자진 반납했다. 착한가게로 소문이 나면 손님이 모이고 지원도 많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해서다. 싼 가격과 철저한 위생관리, 서비스 질 개선 등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지정되지만 가게 앞에 간판을 달아주는 것 외엔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해 지정 철회를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득을 보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닌 것이다.이웃이 자신의 가게를 찾아 줘 오늘이 있게 한 것을 고맙게 여겨 내가 받은 온정을 다를 사람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우러나는데서 착한가게가 탄생한다. 이렇듯 골목과 거리에 착한가게가 많아지면 착한마을이 되고 착한 사회가 된다. 착한가게에서 불량상품을 팔 리가 없다. 착한가게가 늘어나는 것은 사회전체가 밝아지는 첩경이다. 이제 착한가게를 많이 이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