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특히 ‘국내 철강업의 성지’인 경북 포항에서 두 회사의 행보가 엇갈리면서 향후 업계 판도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포스코의 경우 경영악화와 검찰 수사 장기화 여파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급기야 권오준 회장이 나서 외주 파트너사 선정방식을 100% 공개경쟁으로 바꾸는 등 5대 쇄신안을 내놓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최근에는 경쟁력 확보 등을 이유로 포항제철소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겠다고 나섰지만 첫발도 내딛기 전부터 찬·반 논란에 휩싸이며 진통을 겪고 있다.포스코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정화력발전설비’임을 내세우며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고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포스코가 주춤 하는 사이 현대제철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포스코의 안방인 포항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현대제철은 포항공장의 철강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까지 28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투자협정 양해각서를 지난 17일 경북도·포항시와 체결했다.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포항공장에 내년까지 고부가 제품인 형강과 특수강을 생산하는 대형압연 및 봉강압연 설비를 고도화하고 특수강 생산공장을 신·증설한다.지역경기 부양을 위해 공사에 참여하는 30여개 업체 가운데 90% 이상을 포항지역 업체로 선정하고 현장에 투입하는 인력 3만9000여명도 지역에서 고용할 방침이다.이 경우 전체 투자액의 40% 가량이 포항지역에 투자되는 효과로 이어져 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통해 글로벌 철강업계 10위권으로 올라선 현대제철이 내우외환에 빠진 포스코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비상경영’을 선포한 포스코와 ‘비전경영’을 내세운 현대제철의 ‘쇳물전쟁’이 재점화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