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러시아 무역사절단이 기대 이상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9일 군에 따르면 12개 업체를 선정해 백선기 군수가 직접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발전시설, 에너지관련 중공업시설 집중도시인 러시아 남부 노보시비르스크, 물류도시 블라디보스톡 등에서 시장개척에 나섰다. 경북도의 지원 없는 독자행보라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21세기는 세계의 주요 지자체들이 독립된 주체로서 국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이런 시대조류에 뒤처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를 선도하는 것이 기초단체장들의 책무다. 따라서 기초단체장은 웬만한 일은 광역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칠곡의 경우처럼 직접 세일즈맨처럼 세계시장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애써 체결한 MOU나 인적 자산들이 한때의 실적으로 그치지 않도록 사후관리에 힘쓰는 것도 중요하다.이번 칠곡군의 시장개척행보는 치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계획수립, 대상국 및 참가업종 선정을 추진하고 올해 초부터 참가업체를 모집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했다. 그 결과 현지 상담 바이어 수는 총 138명, 상담액은 5300만7000달러(5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현지 계약액은 543만달러(54억3100만원), 향후 계약 예상액은 364만달러(36억4000만원)에 이른다고 하니 놀랍다. 종합상담 첫날부터 부직포기계 생산 및 설비업체 등 3개 업체는 바이어의 요청으로 모스크바에서 400㎞가량 떨어진 현지공장을 답사했다.또 둘째 날 유전용 파이프 생산업체인 ㈜SMI는 현지 요청에 따라 노브시비르스크에서 4시간여를 달려 현지 시추회사 3개사를 시찰하는 등 러시아 쪽에서도 투자적극성을 보였다고 한다. 백 군수도 모스크바시 투자청 도시개발국 예방에 이어 노브시비르스크 외무부 투자청장,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지방청장, 상공회의소장 등을 접견하는 등 적극 지원 전략을 펼쳤다고 한다. 이번에 칠곡군이 러시아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외형상 성과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기초 과학기술과 우리의 생산기술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시장 개척활동으로 형성된 러시아와의 상호 신뢰가 앞으로 참가기업 대표들에게는 천군만마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