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는 무더위를 피해 삶의 의욕을 재충전하는 것이다. 여름철 피서는 그래서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낭만의 기회를 부여하고, 나이든 사람에게는 편안한 휴식의 기회를 안겨준다. 올해처럼 경제가 어려우면 가족끼리 알뜰 피서를 즐기는 경향이 짙어진다. 씀씀이가 적은 계곡을 찾아 몰놀이도 즐기면서 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서로 지킬 것 지킨다면 아름다운 풍속일 것이다.하지만 우리네 피서문화는 참으로 한심하다. 모처럼 함께 떠난 피서여행이 무더위 속에서 교통체증과 바가지요금 무질서 공중도덕 부재에 시달리다 보면 마음을 설레게 했던 이런 기대는 한낱 물거품이 되고 만다. 피서지에서는 막무가내식의 고성방가와 춤판, 꼴불견을 이루는 추태가 즐비하게 빚어진다. 게다가 계곡에 앉을만한 곳마다 미리 자리를 잡아 놓고 자릿세를 받는 얌체 상혼까지 설치는가 하면 피서객들은 음식물 찌꺼기를 계곡 여기저기에 그대로 버린다. 심지어 깔고 앉았던 자리도 버리고 간다. 국민소득 2만달러가 돼도 후진적 근성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방뇨에 패싸움까지 전국 어느 계곡이나 피서지면 다 똑같은 현상이다. 청도군이 그래서 나섰다. 청도군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계곡을 찾는 피서객을 노린 불법행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달부터 운문 삼계리 계곡에서의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해마다 반복되는 자릿세 등 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관광객들의 불편이 급증하는 것에 따른 조치다.단속대상은 음식점에서 피서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하천 주변에 평상을 설치하거나 하천의 물줄기를 막아 물놀이장을 만드는 행위 등 하천부지 무단점유를 비롯해 자릿세 징수, 불법 건축 및 공작물 설치, 오물투기 및 오폐수 무단방류, 위법 야영장 운영, 민박펜션 불법 구조변경 및 운영 등이다.운문 삼계계곡은 주변 경관과 계곡이 수려해 청도 지역의 대표적 피서지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하지만 매년 불법 평상 영업, 행락객 취사, 쓰레기 불법투기, 교통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청도군은 이번 단속을 통해 상수원인 운문댐 상류 수원 보호와 국·공유재산 위·불법행위 근절, 안전사고 및 재해위험요인 해소로 명품계곡의 명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솔선수범과 당국의 꾸준한 계도와 단속이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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