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특권의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설쳐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의 로스쿨 출신 딸이 LG 디스플레이 입사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더니 곧이어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의 아들도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로 특혜 채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도서관, 학원, 고시촌을 전전하거나 ‘알바’ 등 임시직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분노를 촉발할 국회의원들의 고질적인 ‘갑질’이다.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딸을 대기업 법무팀에 취업시키기 위해 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의원은 지역구인 파주에 대규모 공장을 갖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지원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비록 윤 의원은 딸의 성적이 좋았고,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를 정리했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특혜가 사실임을 입증한 셈이 됐다. 정황을 보면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9월 원래 변호사 1명을 모집하기로 공고를 냈다가 1명을 추가 채용했다. 모집 대상도 공정거래 분야의 4년 이상 경력자였으나 윤 의원의 딸은 그해 로스쿨을 갓 졸업해 자격 미달 상태였는데도 채용했다. 간이 배밖에 나온 사람들이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이 2013년 11월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로 취업한 과정도 말썽이다. 단 1명을 뽑는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로 김 의원의 아들을 채용한 것을 놓고도 특혜 논란으로 시끄럽다. 오죽하면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 572명은 정부법무공단에 김 의원 아들의 공단 취업 평가자료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까지 했겠는가. 이들은 김 의원과 당시 법무공단 이사장이 친한 사이였고, 채용 요건이 ‘법조 경력 5년 이상 변호사’에서 ‘사법연수원 수료자나 로스쿨 졸업자’로 변경됐다는 점을 특혜 근거로 들고 있다.청년실업률 10% 시대에 청년들이 고용절벽 앞에 좌절하고 있는 상황이고 정부가 청년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지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단물을 빨아 먹고, 대기업에서 일자리를 고용 세습하는 적폐가 시정되지 않는다면 하나마나가 된다. 누구보다 국회의원들이 사회악습을 철폐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된 의원들을 신속히 윤리위에 회부해 엄격한 잣대로 판단, 제재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