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발도상국들은 서울이 1970년대에 겪었던 도시화의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다.이중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교통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이에따라 신규 도시철도의 건설, 기존 노선의 개량 또는 확장을 추진중인 국가들도 많다. ‘철도’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경우에도 글로벌 환경은 매우 우호적이다. 독일의 철도통계 관련 전문회사인 SCI/Verkehr(2009)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철도시장은 2014년 기준으로 200조원의 규모에 달하며 연 평균 4.2%로 지속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화에 따른 도시철도 도입 필요성, 저탄소 녹색성장의 글로벌 트랜드 등 많은 이슈들이 세계 철도시장의 밝은 미래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홍콩의 지하철 운영사인 MTR은 전체 수익의 28.1%를 세계철도 운영사업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 이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도시철도 운영기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그동안 꾸준히 세계 진출을 시도하며 성과를 보인 서울메트로의 사례는 다른 국내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세계 철도사업 진출에 참고가 될 수 있다.서울메트로는 누적 수송인원이 400억명을 넘어섰다. 40년간의 긴 시간동안 천문학적 숫자의 승객을 큰 사고 없이 수송한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이는 서울메트로가 도시철도 운영에 있어 탁월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철도운영뿐만 아니라, 40여년의 운영기간 동안 역사 개보수, 궤도개량, 신호개량, 역무자동화 등 기존시설에 대한 개량을 운영 중단없이 해왔다는 것은 도시철도의 유지보수에도 상당한 기술과 경험이 축적됐음을 의미한다. 이는 서울메트로가 세계시장에서도 철도운영 및 유지보수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시사한다.누적된 노하우와 더불어 대외인지도의 증대 또한 세계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2013년 1월 세계 최대 언론매체인 CNN은 세계 9대 명품 지하철로 런던, 파리, 홍콩과 더불어 서울지하철을 꼽은 바 있다. 이처럼 세계가 서울지하철의 우수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손쉬운 마케팅을 가능케 하고 막대한 홍보효과를 지닌다는 면에서 큰 기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민간설계사·시공사들이 해외시장으로 역량을 집중하면서 이들이 가지지 못한 철도운영 및 유지보수 실적과 경험을 보완해 줄 수 있는 파트너로서 서울메트로의 사업 참여기회가 자연히 확대됐다.서울메트로는 지난 2009년 라오스 철도건설 타당성 조사로 해외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부산김해 경전철 관리운영사업, 김포 지하철 건설관리사업을 통해 철도운영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서울메트로는 이정원 사장 부임 이후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운영사업 등 국내 철도사업에서 얻은 굵직한 성과와 경험들이 국내용 실적만이 아니라 해외철도사업의 진출의 실질적 기반이 되도록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13년에는 베트남 호치민 1호선 궤도설계사업, 방글라데시 철도신호 현대화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이전 해외철도사업이 타당성 조사 위주의 용역사업이었던 반면 두 사업은 직접적인 해외 철도사업의 수행이라는 면에서 서울메트로의 본격적 해외사업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만 하다.이중 베트남 호치민 1호선 궤도설계사업은 철도기반시설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궤도시스템의 설계를 서울메트로가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방글라데시 철도신호 현대화 사업은 기존의 노후 신호설비를 현대식 신호설비로 개량하는 사업이다. 두 사업에서 서울메트로는 개량을 위한 기본설계, 입찰관리, 시공감리, 사업관리를 담당해 설비개량의 축적된 노하우를 전파하는 중이다. 현재 필리핀 경전철 3호선 운영 및 유지보수에 대한 컨설팅 계약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미얀마 철도 현대화사업의 일환인 차량제작구매 컨설팅에 입찰참여를 앞두고 있다.위와 같이 서울메트로는 해외철도사업 경험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중이지만 세계 철도 전문 글로벌 강자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와 전략의 설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외철도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이들과 경쟁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국내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시장진출 전략과 역량강화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 먼저 해외철도시장으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단계적 시장침투 전략의 첫 단계로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설비 개량 시장에 진출, 시장 점유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미 방글라데시 철도신호 현대화 사업수주를 통해 첫 발은 내딛은 셈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해외 설비개량 사업에 진출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지속가능한 세계 철도시장인 공적원조 사업의 진출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설비 개량 사업의 경험이 도시철도 관리 운영 및 유지보수 사업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일반적 관리운영, 유지보수 사업의 동향은 사업 리스크의 상당부분을 사업 참여자가 감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외사업 진출의 과도기로서 공적개발원조 철도사업에 참여해 실질적 사업수행의 경험을 확보하고 리스크에 대처하는 능력 축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제언으로는 인재육성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들 수 있다. 장기적인 성장 역량확보를 위해서는 인재육성 전략도 매우 중요한 추진전략이다.국내기업들의 공통적인 어려움이겠지만 외국어와 기술력을 동시에 보유한 인재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를 인재육성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 또한 해외사업에 참여하는 직원들을 독려할 수 있는 내부적 차원의 인센티브 및 지원제도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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