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가계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손해를 무릅쓰고 보험을 깨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보험가입 2년차에 10명중 3.4명 꼴로 보험을 해지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연금보험의 경우 10년차가 되면 10명중 1-2명만이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노후대란 우려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보험은 중도 해약 시 무조건적 손해가 발생하므로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금융 상품 중에서도 ‘최후의 보루’로 불린다. 그런데도 경기 침체와 가계 경제 악화 등으로 인해 보험을 해지하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올해 생명보험사들이 지급한 해약환급금이 역대 최대치에 육박하고 있다.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생보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13조7144억원이다. 해약 건수는 333만6021건. 해약환급금이란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로부터 운영비 및 해약공제액 등을 제하고 돌려받는 금액이다. 보험을 해약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보험사가 지급해야하는 금액도 늘어난다. 해약환급금 규모는 정확한 수치가 잡히지 않은 1997-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대를 제외하면 올해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시기 별로 차이가 있는 보험회계 기간을 감안해 매년 9월을 기준으로 ‘월평균 해약환급금’을 계산했을 때 올해는 가장 많은 1조5240억원이 나왔다. 월평균 해약환급금이 1조5000억원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큰 악재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2012년 이후부터 보험을 해약하는 가입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10년 이상을 납입해야 혜택을 볼 수 있는 연금보험의 경우 거의 절반가량이 10년 내 보험을 해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손보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 평균 유지율 역시 47.19%에서 45.6%로 1.6% 떨어졌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됐을 때 고객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수단이 보험 해약이다. “올 3분기말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이 1166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손해를 보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보험을 해약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업계의 소리를 정부는 듣는가. 즉각적인 대응책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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