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일주일간의 칩거 끝에 13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해 3월 당대 당 합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이 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안 전 대표는 13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혀 새로운 정치에 도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그는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하고 또 혁신해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당, 국민이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라는 당원과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하고 저의 능력이, 힘이 부족했다”고 자인했다. 안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이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끝까지 거절한 것과 관련,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해 탈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안 전 대표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있고, 활로를 찾으려면,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마땅하다”며 “그런데도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을 떠나면서 몸담고 있던 새정치연합의 기사회생 처방전까지 제시한 셈이다.안 전 대표 탈당이 당내 비주류·호남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져 새정치연합이 사실상 분당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아울러 안 전 대표가 향후 정치세력을 규합하겠다고 밝혀 야권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 전 대표가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분당을 예고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이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행보가 관심사다. 자칫 새정치연합이 풍비박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안 전 대표가 탈당 직전에도 문 대표와 통화했으나 설득에 실패했다고 한 사실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새정치연합이 만연한 당파싸움의 늪에서 빠져 나와 참된 제1야당으로 거듭나느냐 아니면 군소정당으로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안 전 대표는 스스로 허허벌판에 섰다고 말했으나 정작 허허벌판에 선 것은 안 전대표가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