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첫 상견례를 가졌다. ‘패스트트랙 전투’ 이후 처음으로 양 당 지도부가 함께한 자리였지만, 덕담과 웃음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 속에서 뼈 있는 말도 오갔다.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나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야 4당 가운데 제일 먼저 나 원내대표를 찾아 취임 인사를 한 것이다.이날 만남은 민주당의 원내대표 교체를 계기로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됐다.실제 지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말 폭탄을 주고받던 민주당과 한국당이었지만 이날 두 원내대표 간 만남은 시종일관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였다.나 원내대표는 “제가 함부로 이야기하면 (이 원내대표) 당선에 유불리 문제가 있을까봐 말씀을 안 했는데 제가 세 후보 중 가장 가깝다고 느껴진다”며 “이 원내대표가 국회의원 연구단체를 만들 때 이름을 빌려드린 적도 있고 17대 국회에서 시작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자신의 하늘색 재킷을 가리키며 “이 원내대표와 역지사지도 해보고 케미(chemistry·사람 사이의 화학 반응)도 맞춰보려고 민주당 색깔로 옷을 입었다”고 소개했다.이에 이 원내대표가 “약간 바른미래당 색깔 같다”고 농담을 던져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의 당선을 계기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 인터뷰를 보니까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는 분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그는 “국민의 말을 잘 들으시면 앞으로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면적과 폭이 넓어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는 부분이 좀 더 확대됐으면 하는 마음이 많이 있다”고도 했다.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전 우리가 국회에서 너무나 심각한 갈등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어떤 지혜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여러 번 자문해봤다”며 “말씀하신 그대로 국민 말을 잘 듣고 또 그만큼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경청하겠다”고 화답했다.이어 “이 정국을 풀 수 있는 지혜를 주시면 아주 심사숙고하고 최대한 존중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며 “산불, 지진 등 국회가 반드시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 경청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빠르게 민생을 챙기는 국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