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넣어드릴까요?”11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의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전문점.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직원들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이 전문점은 빵부터 소스까지 고객이 선택한 재료로 샌드위치를 만든다. 직원은 음식을 완성할 때까지 여러 차례 고객에게 원하는 재료를 물어야 한다. 투명 플라스틱 마스크를 쓰던 이곳 직원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본사 지침에 따라 위생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입 모양이 보이지 않고,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아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반복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손님이 몰리는 식사 시간에는 빠른 일처리를 위해 목소리를 한껏 높일 수 밖에 없다.  매장 매니저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가 꼭 필요하지만, 대화가 많이 오가는 가게 특성상 직원들이 체력적으로 더욱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객도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가 많아 소통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스마트기기 안면인식 기능도 무용지물이 됐다.애플 아이폰·아이패드, 삼성 갤럭시 등 일부 스마트기기 최신 기종은 얼굴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안면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과정 없이 바로 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기능은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사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기기를 쓸 때마다 마스크를 내리거나 지문·패턴 해제 기능을 이용해야 해 번거롭다는 불평이 나온다.  아이폰X를 사용하는 직장인 김모(30·대구 남구)씨는 “집에 돌아온 후에는 마스크를 벗고 안면인식 기능을 쓸 수 있어 완전히 설정을 해제하기도 애매하다”고 전했다. 일상적인 마스크 착용은 청각장애인에게도 예상치 못한 난관이 된다. 손짓으로 대화하는 수어 외에도 독화법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화 상대의 입술 움직임이나 표정을 읽는 독화법은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법 중 하나다. 수어를 할 때 독화법을 같이 쓰기도 한다.  난청 환자들도 마스크를 쓴 상대방의 입 모양이나 표정을 볼 수 없어 대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농아인협회 대구시협회 관계자는 “마스크를 쓴 채 청각장애인이나 난청 환자와 소통할 때는 핸드폰 등으로 글을 써서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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