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곱게 접어 용연지에 띄웁니다/새벽 산새 소리 덧칠하여 동봉합니다 - 김영헌, 「물안개 편지」 부분.
시인 김영헌 씨가 시를 쓰고 모락 권찬 화백이 그림을 그린 시집 『소쩍새 편지』(미루나무)가 출간됐다.
김영헌 시인의 ‘운주사’, ‘물안개 편지’, ‘비진도’, ‘소쩍새 편지’ 등 57편의 시가 모락 권찬 화백의 인물, 누드, 나무, 꽃 등을 표현한 채색, 수묵, 추상화와 만나 한 권의 책을 이뤘다.
김선굉 시인은 “김영헌이 자기류(類)의 서정을 펼쳐나가는 가장 큰 특징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구어체(口語體)라는 것이다. 거기서 자연스럽게 이끌려 나오는 것이 경상도 방언이다. <해가 지면>을 <해 빠지머>라 하고, <어떻게>를 <우째>로, <한 번 보고 싶다>를 <함 보고접다>로 쓰고 있다. 이런 문체는 거칠고 투박한, 그러면서도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상도 방언에 힘입어 향토적 서정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라며 김영헌의 시를 설명했다.
1960년 경북 영천 출생인 김영헌 시인은 <문학광장>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미8군 한국근무단(KSC)에서 근무하다 해직된 후 의성군으로 귀농하여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2015년 자전적 노동소설 『해고』(좋은땅출판사)를 출간한 바 있다. 평론가 고 김양헌의 동생이다.
모락 권 찬 화백은 50회가 넘는 국내외 초대개인전과 30회 이상 휘호 퍼포먼스를 펼친 바야흐로 K-art를 대표할 만한 작가이다. 2020년 미국대통령특별상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소쩍새 편지에 실린 권 화백의 그림은 시화, 영상과 함께 GNI 갤러리(대구서현교회 교육관 2층)에서 24일부터 6월 5일까지 전시되며 출판기념회는 27일 오후 6시에 개최된다. 김 시인의 시는 시 낭송가 박은희의 낭송과 박기봉 작가의 영상을 통해 유튜브로 송출될 예정이다.
최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