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현지 병원 방문 행보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가 배우자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유명 배우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를 하며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을 했다며 공세를 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외교참사가 발생했다”며 “김건희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된다”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는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프놈펜에 있는 선천성 심장질환 소년의 집을 방문해 사진촬영을 했다”며 “외교행사 개최국의 공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외교적 결례이고 의료 취약계층 방문해 홍보수단으로 삼은 건 더욱 실례”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따라하고 싶으면 옷차림이나 포즈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희생을 따라하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리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김진애 전 의원도 SNS에 “대통령 배우자의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한가”라고 반문하며 “무슨 사진을 이렇게 많이 뿌리나.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KBS 라디오에서 “배우자 공식 행사는 안 가고 환자 집에 찾아가서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하고 재클린 케네디가 (입었던) 민소매 드레스 입고 나갔다”며 “공식 행사가 있는데 거기는 가지 않고 개별 행동을 한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김정숙이 하면 선행이고 김건희가 하면 참사인가”라고 역공을 펴며 민주당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 순방 중 김 여사의 심장질환 어린이 방문을 두고 ‘빈곤 포르노 화보’ 운운이라니, 민주당 최고위원회 공식회의상 발언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민주당의 망언참사이자 정치테러”라고 비난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상대국 초청을 가장해 대통령 전용기, 국민혈세, 청와대 직원을 동원시킨 국민기만외교, 외교참사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과 배우자를 폄하하고 저주하는 망언은 결국 우리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민주당은 즉시 국민께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정숙이 하면 선행이고, 김건희가 하면 참사라는 ‘정선건참’도 아니고 이런 억지 생떼가 어디 있느냐”며 “정권을 빼앗기더니 정신줄마저 놓은 건가. 시비를 걸려면 제대로 걸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위해 영부인의 자리를 악용한 정숙 씨에 비하면 김건희 여사의 이번 선행 행보는 천 번 만 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저는 그런 ‘관광객 영부인’보다 오드리 햅번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선행 영부인’이 백 배 천 배 더 좋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