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군 무대에서 격돌하는 9개 구단이 15일 일제히 `약속의 땅`을 찾아 출국했다.
전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정한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이 종료되면서 9개 구단은 모두 같은날 전지훈련을 떠나게 됐다.
이에 이날 인천 국제공항 출국장에는 그간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이 한데 모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시즌 나란히 8, 9위에 그친 KIA 타이거즈(야수조)와 한화 이글스는 1분이라도 더 많이 땀방울을 흘릴 기세로 가장 빨리 전지훈련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무려 178억원을 풀면서 이용규와 정근우 영입에 성공한 한화는 전지훈련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덕수고 동기로 절친이자 지난 시즌 일찌감치 수술 후 재활에 매진중인 이용규와 최진행은 따뜻한 미국 사이판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현지에서 순조로운 재활을 마친 후 본진인 일본 오키나와에 빨리 합류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어깨 수술을 받은 이용규는 "사이판에서 힘든 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아픈 것을 참고 열심히 하겠다. 본진에 빨리 합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무릎 수술을 받은 최진행은 "이용규와 함께해 의지가 된다"며 "달리기는 가능하지만 체중을 싣는 것이 아직 어렵다. 사이판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SK 와이번스는 KIA, 한화와 달리 미국 플로리다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무한경쟁`을 강조한 이만수 SK 감독은 "수비와 주루를 중심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실책이 지난해에 많아 아쉬움이 컸다. 전지훈련 첫 번째 목표가 수비 강화"라고 밝혔다.
SK는 정근우가 떠난 2루 공백을 메우는 것도 전지훈련을 통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후 데뷔 첫 해 7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 NC 다이노스가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다. 선수생명 위기에서 다시 NC 유니폼을 입은 오른손 투수 박명환도 오랫만에 전지훈련에 동참했다.
상기된 얼굴로 나타난 박명환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뛰려고 NC에 입단한 것은 아니다"며 "긴장도 되지만 후배들과 좋은 경쟁을 해 시범경기 엔트리 안에 포함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짧은 국내 일정을 마치고 떠난 `추추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출국까지 이어지며 흡사 `야구 축제의 장`을 연상시켰던 인천 국제공항은 오후 들어 구단들의 본격적인 출국 러시가 이어졌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자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잇따라 장도에 올랐다.
1차 전지훈련지로 괌을 선택한 류중일 삼성 감독이 구상하는 전지훈련 목표는 새로운 선수 찾기다.
삼성은 `끝판대장` 오승환의 일본진출과 배영섭의 군입대로 인해 마무리와 톱타자 공백이 생겼다. 또한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선수도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
류 감독은 "새로 가세한 용병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수비 위치가 2루다. 그러면 조동찬과 김태완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나바로가 만약 외야로 간다해도 정형식과 이영욱의 포지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선수간의 경쟁의식을 불어넣었다.
두산에서 `라이벌` LG 유니폼으로 나란히 갈아입은 베테랑 김선우와 임재철도 새로운 마음을 먹고 힘차게 출발했다.
김선우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LG에서 큰 자리 하나를 잡고 싶다"며 "경쟁하는 입장이니까 후배들과 열심히 한번 겨뤄보겠다"고 다부진 목표를 전했다.
임재철도 "이제는 나이도 있기에 부상을 조심하고 좋은 선수들이 많은 LG 외야진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2014시즌 녹색 다이아몬드를 뜨겁게 달굴 프로야구 선수들의 힘찬 첫 걸음은 이렇게 따로 또같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