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부산 앞바다에서 화물선과 충돌한 뒤 큰 불이 난 상태로 일본 영해로 떠내려 간 화학물질 운반선 M호(2만9211t)가 사고발생 19일만에 화재진압이 완료됐지만 피난항을 찾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
사고선박 소유회사인 MSI 쉽매니지먼트사 측은 지난 17일 일본 해상보안청이 피난항 공식요청을 거부했다고 19일 밝혔다.
사고 선박은 일본 대마도 남서쪽 20마일 해상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위치해 있다. 관례상 일본 측이 피난항을 제공해야 하지만 해상보안청은 피항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선사 측은 한국 측에 피난항 요청을 신속히 받아들여 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사 측은 한국의 항만당국에도 공식 피항 요청을 한 상태로 현재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등이 피항 요청 수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측은 "선박 중앙에서 난 불을 사고 발생 19일만인 지난 16일 성공적으로 진압했지만 현재 선체에 남아있는 화학물질과 벙커유를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 피난항을 찾는 것이 급한 과제"라며 "앞으로 며칠간 해상 상태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서둘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선박·환경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M호는 지난달 29일 새벽 부산 태종대 남동쪽 9.2마일 해상에서 시험 운전하던 대형 화물선과 충돌하면서 큰 불이 난 상태로 표류하다가 같은날 일본 영해로 떠내려갔다. 사고선박의 불은 사고 발생 19일 만인 지난 16일 오후에 완전히 진화됐다.
이 선박에는 파라크실렌과 스티렌, 아크릴로니트릴 등 자동차와 건축자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2만9000t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