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황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가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며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2연패에 성공했다. 크라머는 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 참가선수 26명 중 가장 빠른 6분10초7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때 자신이 세운 이 종목 올림픽 신기록(6분14초60)을 4초 가까이 앞당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새로운 올림픽 기록 역시 크라머의 몫이 됐다. 크라머는 이날 2위(6분15초71)에 오른 얀 블로크후이센(25) 보다 4.95초, 3위(6분16초66)를 차지한 요리트 베르스마(28·이상 네덜란드) 보다 5.90초나 앞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5000m(6분03초32)와 1만m(12분41초69)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크라머는 앞선 밴쿠버대회 1만m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냈음에도 코스 이탈로 실격을 당해 이승훈에게 금메달을 내줘야 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밴쿠버대회에서 금메달을 최소 2개 이상 노렸던 크라머는 1만m에서의 어이없는 실수로 맥이 풀렸고, 결국 5000m 금메달 하나만 목에 건 채 쓸쓸히 돌아갔다. 하지만 소치대회 첫 출전 종목이었던 5000m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수확, 올림픽 2연패에서 성공하면서 다관왕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렸다. 크라머는 금메달이 확실 시 되는 1만m를 포함해 1500m·팀추월 등 4개 종목에 출전한다. 함께 눈길을 끈 부분은 크라머를 필두로 한 네덜란드의 독식이었다. 이날 시상대에는 크라머와 블로크후이센(2위)·베르스마(3위)가 네덜란드 선수가 완벽하게 점령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올림픽 역사상 금·은·동메달을 한 나라가 쓸어담은 것은 1964인스부르크동계올림픽 노르웨이 이후 50년 만이다. 네덜란드는 1998나가노동계올림픽 1만m 이후 16년 만에 금·은·동메달을 싹쓸이 했다. 네덜란드의 호성적에는 자국 응원단의 뜨거운 응원전도 단단히 한몫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인 네덜란드는 이날 개최국 러시아에 버금갈 정도로 수많은 응원단이 몰려와 크라머와 대표팀 동료들에게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막시마 소레기에타 왕비, 마르크 뤼테 총리도 자리했다. 10조로 레이스를 펼친 크라머가 몸을 풀기 시작할 때부터 네덜란드 응원단은 크라머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기다렸다는 듯 뜨거운 환호성을 내지르며 올림픽 2연패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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