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여객선 침몰 사건이 벌어지면서 프로야구 선수들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맞붙은 부산 사직구장에는 평소와는 달리 경기 전 선수단 연습 시간에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홈팀인 롯데측은 앰프를 동원한 응원 등을 자제해달라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요청에 따라 연습 시간임에도 앰프를 껐다.사직구장은 평소 오후 3시를 넘기면 인기 있는 대중가요로 뒤덮였지만 이날은 일부 선수들의 기합 소리만이 간간히 들려왔다. NC 김경문 감독은 취재진에게 구조 상황에 대해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실종자가 오전보다 늘어났다는 소식에 안타까워한 김 감독은 이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전해들은 뒤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만큼 선수단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다. 롯데 관계자는 "선수들끼리 이미 조심스럽게 행동하자는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면서 "경기 전 매니저에게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잠실 원정길에 오른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은 불필요한 행동들을 자제하기로 뜻을 모았다. 넥센 관계자는 "주장 이택근이 중심이 돼 오늘 경기에서는 가벼운 행동이나 과도한 세러모니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마이크를 잡는 해설진 역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중계에 임했다. 17년째 롯데 중계를 맡고 있는 이성득 KNN 해설위원은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오늘 같은 날은 정말로 중계하기가 어렵다"면서 "오늘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중계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께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오후 4시 기준 승객 459명 중 2명이 사망하고 293명이 생사불명인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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