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여객선 세월호의 비참한 참사가 온 국민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불러일으키면서 가슴을 도려내는 듯이 아프다.  어린 고교생을 포함, 많은 승선자들의 생사가 아직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사고 발생 경위도 이해가 안되고 초동 대처와 구조 과정도 허점 투성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안전한 나라`가 이런것인가. 묻고 싶다.  침몰하는 배 안에서 아들 딸들이 휴대폰으로 가족에게 보낸 문자는 온 국민을 슬프게 했다. "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놓는다. 사랑한다.", "아빠. (배가) 너무 기울어 못 나가요!"…. 배가 가라앉기 직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보낸 고백이고 절규다.  이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선장과 일부승무원들은 먼저 탈출했고, 구조대는 배 윗부분으로 나온 승선자들만 겨우 구하고 배 안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거나 못했다.  승선자는 476명으로 이중 20일 오후 4시현재 56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246명은 실종 상태다. 이 배에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325명이 교사 14명과 함께 승선하고 있었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 실종자 구조와 수색이 진행되고 있지만 더디고 답답하다. 군경과 소방, 민간 전문가까지 전국에서 도움이 될 만한 모든 인력이 동참했다. 잠수부와 항공기, 선박, 인양크레인도 동원됐다. 그러나 파도가 세고 물속 시야가 수십㎝에 불과해 난항을 겪고 있다. 그나마 어제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어 구조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실종자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이 가슴 졸이며 한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 국민들은 분노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객선 선장(구속)을 비롯한 승무원의 대처와 도피 경위는 철저한 수사 대상이다. 선장은 먼저 구명보트를 타고 아비규환의 현장을 벗어났다고 한다. 사면초가에 몰린 전쟁터에서 지휘도 포기하고 부하도 버린 채 저 혼자 살려고 도망한 비겁하고 추악한 장수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선장과 승무원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직업윤리, 책임감도 없었다. 승무원 일부가 승객을 구하기 위해 살신성인했지만 대부분 갇힌 사람을 외면한 채 탈출했다. 제 자식이나 부모가 배 안에 있다면 그럴 수 있겠는가. 이보다 더 나쁜 어른들이 어디 있겠는가.   무능한 국가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다. 진도 앞 바다 여객선 침몰사고를 보면서 이 나라 공무원과 정부조직이 얼마나 한심하고 무능한지 실감하고 있다. 하루 종일 승선인원이나 실종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침몰 선박 안에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고 거짓말하는 공무원까지 있었다. 큰배가 침몰하는 데도 출동한 장비와 인력이 고작 갑판에 나온 사람만 구하는 정도였다. 배 안에 갇힌 수백 명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유족들의 말처럼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도 구하지 못한 것이다. 해양경찰이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당국은 하루 종일 오락가락 했다. 북한의 도발이나 국가적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과연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이번 참사는 완전 인재(人災)이며 가장 후진국형 사고였다. 역사에 기록될 대형 참사이고 비극이다. 제 한몸 하나 살자고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 사고 발생 후 시간만 허비한 정부가 공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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