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축구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최고 농구리그 미국프로농구(NBA) 등 세계 스포츠계가 인종차별로 몸살을 앓고 있다.브라질 출신 수비수 다니 알베스(31·FC바르셀로나)는 지난 28일(한국시간) 스페인 비야레알의 엘 마드리갈에서 열린 비야레알과의 리그 35라운드에서 수모를 당했다.그라운드 한가운데서 치욕적인 인종차별을 당한 것. 알베스가 후반 30분 코너킥을 차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라운드로 바나나가 날아 들어왔다.비야레알의 한 팬이 알베스를 원숭이에 빗대는 인종차별을 하는 의미로 바나나를 알베스에게 던진 것이다.그런데 이후 과정이 더 놀랍다. 알베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바나나를 집어 먹고 경기에 집중했다. 팬의 인종차별에 노련하고 영리하게 대처한 장면이다.하루 만에 알베스를 향한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세르히오 아게로(26·맨체스터 시티)는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브라질 출신 여자 축구선수 마르타(28)와 함께 바나나를 먹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면서 "우리는 평등하다"고 언급했다.브라질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는 네이마르(22)을 비롯해 루이스 수아레스(27·우루과이), 다비드 루이스(27·첼시) 등도 알베스를 향해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악동 수아레스는 "우리는 모두 원숭이다"며 인종차별에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제프 블래터(78)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우리는 모든 차별과 맞서 싸울 것이다. 월드컵에서 차별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NBA에서는 한 구단주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심각한 분위기다. LA 클리퍼스의 도널드 스털링(80) 구단주가 여자 친구와 나눈 대화가 녹취록을 통해 공개됐는데 수위가 높은 인종차별 발언이 상당했다.미국의 연애 전문매체 `TMZ`가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경기장에 흑인과 함께 오지 마라", "흑인과 뭘 해도 좋지만 공개적인 자리에 함께 다니지 마라", "너의 인스타그램(SNS)에 올라와 있는 매직 존슨의 사진을 지워라" 등 스털링 구단주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클리퍼스 선수단을 비롯해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우선 클리퍼스 선수들은 지난 28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서부콘퍼런스 8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구단 로고가 있는 유니폼을 벗어던지는 세러모니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선수들은 경기 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 하프라인에 모여 클리퍼스의 로고가 새겨진 웜업용 상의를 일제히 벗어 던지고 붉은색 티셔츠만 입었다. 또 선수들 모두 검정색 양말과 보호대만 착용했다.NBA는 흑인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곳으로 후폭풍이 상당하다. 아담 실버(52) NBA 커미셔너는 "스털링 구단주의 발언은 매우 공격적이고, 불쾌했다"며 "NBA는 이른 시일 안에 사태를 파악해 대처할 것이다"고 밝혔다.스포츠계는 물론 정치·경제·교육·연예계 등 전 분야에서 스털링 구단주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클리퍼스를 후원하던 기업들마저 하나둘씩 팀을 떠나는 중이다.말레이시아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53) 대통령까지 나섰다. 그는 "무식한 사람은 꼭 무식을 광고하고 싶어한다"며 "믿을 수 없을 만큼 역겨운 발언이었다. NBA 차원의 올바른 조치가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