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재판이 10일 광주지법에서 시작됐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참사가 발생한 지 55일 만이다. 많은 어린 생명을 찬 바다에 내팽개친 채 홀로 세월호를 빠져나온 그들이다. 선원으로서 일말의 책임의식도 찾아보기 힘든 그들은 조사 과정에서 온갖 변명을 늘어놓았다. 죄상을 낱낱이 밝히고 엄벌에 처해 만연한 ‘책임 방기’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드러난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한 행태는  조사결과 한두 가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탈출 지시는 내리지 않고 해경구조선이 언제 오느냐만 물었던 선원들, 구조선이 오자 승객을 내팽개친 채 자신들만 빠져나온 선원들, 배가 침몰하기 직전까지 조타실을 비운 선장. 하나하나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과 선원의 행동이 아니다. 결과는 참혹했다. 안내방송에 따라 선실에서 질서를 지키며 탈출지시를 기다린 어린 학생들은 살아날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말 았다. 선장과 선원들이 도망친 세월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선생님들은 제자를 살리기 위해 선실로 뛰어들고, 어린 학생들은 공포에 떨며 부모를 애타게 불렀다. 그들 대부분은 차디찬 시신으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에게 묻게 된다. 그것이 살인이 아니면 무엇인가.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분명히 묻고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참사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선장과 선원뿐이 아니다.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이야말로 참사를 부른 장본인이니 그의 책임은 선장에 못지않다. 그는 도망 중이다. 검경은 반드시 유병언씨를 잡아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진도 팽목항에는 ‘세월호의 슬픔’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음은 슬픈 현실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찾지 못한 실종자는 12명에 이른다. 그들을 끝까지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세월호의 교훈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4·16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관피아를 뿌리 뽑아 민·관의 검은 결탁을 막아야 할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법조·세무 부문의 전관예우 제한 조항을 쏙 뺀 채 입법예고됐다. 이런 식으로 검은 결탁을 막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개정안은 다시 고쳐야 한다.세월호 재판에 담긴 뜻은 아주깊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자리에서 어떻게 처신하고 행동해야 할지를 다시 확인하는 재판이다. 세월호 재판을 적폐 척결의 첫걸음으로 삼아야 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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