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차량에 6·25전쟁 기념행사를 마치고 나오던 참전유공자와 무공수훈자 유족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오전 11시50분께 대구 중구 동인동 중구청 앞 횡단보도에서 박모(73)씨가 몰던 그랜저 승용차가 행인 3명을 친 뒤 맞은 편에 서 있던 승용차 3대를 들이받았다.이 사고로 행인 정모(83)씨와 최모(84·여)씨가 숨지고 신원을 알 수 없는 20대 추정 여성 1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여성도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정씨는 6·25참전유공자, 최씨는 무공수훈자 유족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중구청에서 열린 제64주년 6·25전쟁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귀가하는 길이었다.그랜저 차량 운전자 박씨와 맞은편 차량 중 한 차량 운전자인 구모(50·여)씨도 경상을 입었다. 또 다른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 등 부상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경찰 등에 따르면 앞서 박씨의 차량은 최종 사고지점에서 300m가량 떨어진 동인육교에서 출발한 뒤 앞에 있던 SM5 차량을 들이받았다.이후 300m가량을 더 내달려 중구청 앞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던 정씨 등을 친 뒤 맞은편에 있던 벤츠 차량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또 사고의 여파로 벤츠 승용차 뒤에 있던 싼타모 차량와 스펙트라 차량도 잇달아 추돌했다. 모두 5중 추돌사고가 난 것이다.그랜저 운전자 박씨는 "동인육교 밑에서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데 갑자기 앞으로 튕겨 나가더니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며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목격자인 한 여성도 "박씨의 차량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돌진했다"며 "다른 차들을 이리저리 피하다 마지막에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경찰은 중상을 입은 20대 추정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운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최유희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