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부터 장래희망을 적으라면 항상 `경찰`을 적어냈다. 공부는 몰라도 체력 순위를 꼽자면 반에서 늘 1, 2위를 다퉜다. 태권도 4단의 실력으로 남동생을 힘으로 제압하기도 했고 20kg가 훌쩍 넘는 장비 정도는 혼자서 거뜬하게 들어 올릴 수 있다.남성으로 착각하기 쉬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렸을 적 꿈을 이룬 경찰특공대원 박영아(33·여) 경장이다.그는 대구지역 32명의 경찰특공대원 중 유일한 여성 대원이다. 지난 2008년 경찰특공대 시험에 합격해 서울에서 3년 간 근무한 뒤 지난 2013년 2월 대구로 발령됐다. 전술반, 폭발물처리반, 폭발물 분석반 중 전술반 소속인 그는 대테러 진압과 협상 부문에서 왕성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특공대원이라고 하면 보통 우락부락한 남자일 거라고 생각하다가 막상 저를 보면 사람들이 여성이라는 점에 먼저 놀라고, 그 다음에 제 체구를 보고 놀라요. 특공대를 할 만큼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160cm를 조금 넘는 아담한 키의 박 경장은 가녀린 체구의 소유자다. 누가 봐도 테러범을 힘으로 제압하거나 흉악범을 앞에 두고 태연하게 협상을 할 만큼 강인해 보이지 않는 첫 인상이다. 그는 사람들의 이런 선입관을 뒤집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겉보기에는 절대 강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실제로 강하면 그 반전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특공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인 줄 알고 상처도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전의 매력`이라고 큰소리 치고 다니고 있죠."아무리 어릴 적부터 꿈이 경찰이었다지만 특공대를 향한 한 걸음은 쉽지 않았다. 경북 포항에서 인테리어 관련 업계에 종사했던 박 경장은 처음 경찰 시험을 보러 갔을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같이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이 전부 운동선수 국가대표였거나 군 출신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체력이나 운동능력으로 뒤처지면 어떡하나 실기시험을 앞두고 너무 불안해서 잠도 잘 수 없었어요."이미 체력과 운동능력을 평균 이상으로 채운 다른 수험생들에게 뒤질세라 그는 특단의 조치를 하게 된다. 포항의 초· 중· 고등학교 운동부를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함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정한 것. 다행히 코치들이 그의 열정을 높이 사 1년 여 동안 학생들과 함께 운동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고된 훈련에 온 몸의 근육이 다 풀려 일주일 동안 방에서 부엌까지 가는 짧은 거리도 기어가야 할 정도로 앓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붙는 게 느껴졌다. 6개월 만에 박 경장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체력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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