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60대 재력가 송모(67)씨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이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김씨는 반바지 차림으로 경찰 조사에 응하면서 시종 여유로운 태도를 잃지 않았으며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장성원 서울 강서경찰서 형사과장은 30일 오후 강서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계속 진술을 뒤엎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내가 무슨 돈을 빌려서 (송씨가) 압박을 가하겠느냐. 내가 압박을 당하는 사람이면 송씨가 지원을 계속 해줬겠느냐"고 주장했다.그는 "송씨와는 술값을 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는 사이로 술값으로만 적어도 7000만원은 줬을 것"이라며 "송씨로부터 5억2000만원이라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김씨 주장은 송씨에게 일방적으로 빚을 진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는 상호 필요에 의한 관계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29일 김씨의 범행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한 결과 사전 행적과 범행 시각 등이 거의 일치한다고 설명했다.김씨는 친구인 팽모(44)씨에게 송씨를 살해할 것을 지시한 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 현장과 가까운 강서구 내발산동 자신의 아파트 인근 골목과 폐쇄회로(CC)TV 위치와 동선 등을 파악하는 등 철저한 사전 조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김씨가 평소 대포폰을 사용하고 전기충격기와 범행에 사용한 둔기 등을 미리 구비한 사실도 확인했다. 김씨가 2010년 처음 시의원이 되고 그 해 11월께 송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정황 증거도 확보했다. 특히 김씨가 송치로부터 특정 한 건에 대해 5억2000만원을 받은 것 외에 다른 이유로도 돈을 받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김씨가 시의원이 되기 전까지 끼니를 못 때울 정도로 형편이 안 좋았지만 2010년 시의원 당선 뒤 2년만에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고급 아파트를 마련할 정도로 살림살이가 급격히 나아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따라서 경찰은 김씨와 송씨가 단순 채권채무 관계가 아닌 것으로 보고 5억2000만원을 준 이유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경찰은 또 김씨가 송씨 살해할 목적으로 팽씨의 약점을 잡기 위해 팽씨에게 일부러 돈을 빌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당시 중국을 오가며 개인사업을 하던 팽씨는 김씨로부터 7000여만원을 빌렸지만 2008년께 부도를 맞았다. 부도 후 사정이 어려워지자 2012년부터는 김씨로부터 수시로 용돈을 받기도 했는데, 그 액수가 총 13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게 쥐약인 줄 몰랐다. 진실한 친구로 생각했는데 범행에 써먹으려고 계획적으로 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경찰은 김씨가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자세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팽씨와의 대질 신문은 물론 주변 인물들을 불러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앞서 지난 29일 강서경찰서는 수천억원대 재력가 송씨를 흉기로 때려 숨지게 한 팽씨를 살인 혐의로, 송씨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김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팽씨는 지난 3월3일 오전 0시40분께 강서구 내발산동 송씨 명의의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송씨를 둔기로 10여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송씨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자 친구인 팽씨에게 살해하도록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0~2011년 사이 선거자금 명목으로 빌려 간 5억2000만원을 갚으라는 송씨의 압박을 받자, 2012년말 경기도 부천의 한 식당에서 팽씨를 만나 빚을 탕감해 줄테니 송씨를 살해하도록 지시했다. 팽씨는 중국을 오가며 개인사업을 하던 중 김 의원으로부터 7000여만원을 빌렸지만 2008년께 부도를 맞았다. 부도 후 사정이 어려워지자 2012년부터는 수시로 용돈을 받기도 했는데, 그 액수가 총 1300만원에 이른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던 김 의원은 경찰 체포 직후 부인을 통해 탈당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무소속 상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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