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 이틀째인 2일 여야는 부실한 초동 대처로 국민적 분노를 산 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추궁을 이어갔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새벽 해경으로부터 제출받은 청와대와 해경 간 핫라인 녹취록을 갖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잦은 보고 요구가 오히려 구조 활동을 방해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따지고 나서자,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을 적극 엄호, 야당이 세월호 국조를 정쟁으로 몰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막말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청와대가 일 해야 하는 해경에게 계속 보고를 요구한다"며 "청와대는 언론보도만 보고 계속 해경을 닥달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최 의원은 이어 "청와대는 언론을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만약 언론이 오보(誤報)를 내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청와대는 사고 인지 1시간 후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내용이라는 것도 `샅샅이 뒤져서 살려라`라는 내용 뿐이고 어디에도 탑승객들이 어디있지를 묻는 질문은 없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청와대는 배가 좌초된 지 30분이 지나서야 탑승객을 물어보고, 놀라운 것은 박 대통령이 오후 5시에 중대본을 방문했는데 학생들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엉뚱한 얘기만 한다"며 "이런 청와대가 정상이냐"라고 질타했다.반면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청와대는 현장상황, 구조인원을 체크하고 신경 써 달라고 하는 등 비교적 조치를 잘 했다"며 "만약 하지 않았다면 청와대가 무엇을 했느냐고 할 것 아니냐. 청와대가 구조작업에 방해했다는 취지의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김석균 해경청장도 "상황실과 위기관리실이 있는데, 통화를 한 것은 상황실이기 때문에 초기 대처를 하는 데 방해를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당시 청와대에서는 (해경에) 다른 일 그만두고 계속 중계영상화면을 보내라고 요구한다"며 "해경이 요청해 보겠다고 하니까 (청와대는) 대통령이 제일 좋아하고,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하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다른 일은 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그러자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대통령이 다른 화면을 좋아한다는 말이 녹취록 어디에 있느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 의원은 "같은 녹취록을 보고 있는데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느냐"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없다.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하려 하느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사과를 하기 전에는 진행을 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논란이 커지자 김광진 의원은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다. 그것은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앞뒤 문맥 상 박 대통령이 다른 화면을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해경에 되물었다.이에 조 의원은 "대통령이 좋아하니까 화면을 띄우라는 게 어디 있느냐", "속기록을 확인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심재철 위원장은 "(김 의원의) 발언이 과도하다는 판단이 되는데 속기록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상황을 정리했다.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석고대죄라도 하란 말이냐"라며 "김광진 의원이 `대통령 좋아한다는 부분은 없었다`고 사과했는데도 회의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조 특위를 막고 싶어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맞섰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