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小暑)가 지나면서 오는 18일이 초복이다.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에너지절약에 대한 범정부적 조치가 취해진다. 불볕더위 탓도 있지만 무분별한 전력사용으로 인한 위기를 막기 위해서다. 여름철 전력난의 주범이 과다한 에어컨 사용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냉방전력은 여름 피크기 전력수요의 21%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내온도를 1℃ 내리려면 화력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50만㎾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런 만큼 에너지절약은 사용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정부는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는 곳에 대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백화점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과 업소의 실내 냉방온도는 영상 26℃ 이상을 유지하고 모든 매장과 상점, 점포는 출입문을 닫고 영업해야 한다. 이같은 제한 조치는  전국 모든 지자체 대상이 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여름과 마찬가지로 사전 계도기간을 거쳤다.영업장은 너도나도 볼멘소리다. 가뜩이나 무더위로 손님들이 없는데 매장 안이 후텁지근하면 누가 오겠느냐는 것이다. 일부 상인의 경우 손님이 떨어져 적자를 보느니 과태료를 물더라도 문 열고 냉방영업을 하겠다고까지 말할 정도다. 하지만 냉방 후 문을 열고 영업하면 소비전력이 3배(40㎡점포 기준)가량 늘어난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자세가 자칫 예상치 못한 전력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대표적인 경고사례가 2011년 9월에 일어난 전국적인 정전사고다. 당시 블랙아웃(Black Out·모든 전력시스템이 일시에 정지)은 가까스로 막았지만 시민들은 암흑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블랙아웃이 무서운 건 멀쩡한 지역까지 함께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병·의원의 수술실이나 수출전선에 나선 공장, 휴전선의 군사설비 등이 일순간에 가동을 멈춘다면 어찌되겠는가.해마다 반복되는 전력난의 책임은 근본적으로 정부에 있다. 하지만 전력난을 극복할 주체는 국민이다. 생활 속에서 대기전력만 줄여도 전체 전력 10%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간편한 여름복장 갖추기, 넥타이 착용하지 않기, 냉방온도 준수 등 간단한 생활습관만 지켜도 전력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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