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탈락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임되자 일각에서는 대한축구협회는 `책임은 사라지고 의리만 남았다`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들여오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사회 곳곳에서 각종 사고와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책임이 사라진, 무책임한 현상만 되풀이 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허탈하기 그지없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의 유임과 관련,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월드컵에서의 형편없는 졸전 책임에 대해서는 해명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 일본의 경우 1무 2패로 16강에서 탈락하자 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선임하는 등 패배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다 빠르게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역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직후 감독과 축구협회장이 동반 사퇴하기도 했다. 한국축구는 지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에 1승조차 거두지 못한 채 16강 탈락의 수모를 당했음에도 불구,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 잦은 감독 교체 등 월드컵을 준비하는 지난 4년간 불거진 제반 문제와 관련, 축구협회의 책임 역시 피해갈 수 없음에도 불구, `홍명호 감독 구하기`로 축구협회는 이번 사태를 `나 몰라라` 하며 슬쩍 넘어가는 술책을 부리는 꼴이되고 말았다. 책임질 줄 모르는 한국사회의 풍토는 홍명보와 대한축구협회 문제에만 국한돼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임 병장 총기사건에서 드러난 모습은 또 어떠한가. 임 병장 총기 사건 당일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 119 구급헬기는 3시간이 지난 뒤에 현장에 도착했다. 최일손 소대지휘관인 소대장이 오인사격으로 부상당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까지 보려줬다. 임 병장이 도주하는 동안 수색병사들과 6차례나 마주쳤으나 임 병장을 검거하는데 실패했다. 형편없는 최전방 군의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누구하나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로 올라가면 총리의 사표를 반려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예외일 수 없다고 하겠다. 총리 내정자 2명이 잇따라 낙마하자 박 대통령은 인사 실패의 원인을 국회 탓으로 돌리며 `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다`고 했다. 다수의 국민들이 청문회 개최의미를 두지 않을 정도로 절대 부적합한 인물이 내정이었음에도... 책임질 줄 아는 사회 풍토조성이 아쉬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