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대부분이 화물 등이 담긴 대형 손수레를 들고 탑승하는 승객에 제대로 된 규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기사는 다른 이용 승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화물임에도 승객의 항의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자전거 등을 들고 탑승하는 승객도 있었다.3일 오후 6시 12분께 앞산방면으로 향하는 300번 버스가 서문시장 정류소에서 태운 승객은 총 8명으로 이들 중 60-70대로 보이는 승객은 6명이었다. 이들 중 4명이 파, 배추 등 각종 야채 등이 실린 손수레를 들고 탑승했는데 맨 앞자리에 서 있던 청년 2명이 이들의 짐을 안쪽으로 들여서야 버스는 출발할 수 있었다. 버스 안에서도 어르신들의 손수레 관리는 엉망이었다. 손수레를 옆에 세워두고는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창가를 보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다.앞자리에 앉은 어르신 3명을 10여분 동안 지켜본 결과 손수레를 계속 잡고 있는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버스의 흔들림에 손수레가 흔들거리고 있음에도 다른 곳에 시선이 가있었다.  출·퇴근 때 300번 버스를 이용한다는 이나영(여·42)씨는 “어르신들의 손수레가 버스 안에서 쓰러지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며 “한번은 살아있는 생선 등이 담긴 비닐봉투를 손수레에 싣고 탑승했다가 터지는 경우가 발생해 버스 운행이 잠시 멈춰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자전거를 들고 탑승하는 승객도 목격됐다.4일 오후 1시 10분께 다산 차고지를 간선 운행하는 650번 버스가 대명시장에 정차했을 때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흰색 레포츠용 자전거를 들고 버스에 탑승했다.이 청년은 요금 결제 후 하차문 앞 쪽 좌석에 앉아 자전거를 옆에 세웠는데 어떤 고정 장치 없이 지지대를 이용해 세워두기만 했을 뿐이었다. 심지어 이 청년은 명덕역에 다다랐을 무렵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운전기사 뒤 쪽으로 다가가 봉대를 손으로 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까지 보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승객들 중 누구도 이 청년을 막는 사람이 없었다.당시 버스를 운행했던 기사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손님들을 억지로 규제했을 시 자칫 버스운행이 지연됨은 물론 자칫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갈 수 도 있다는 게 운전기사의 설명.시내버스 운송약관 9조에 ‘다른 손님에게 악취, 불편을 초래하는 물건을 들고 타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서비스를 강조하는 현 교통체계에서 이런 규정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운전기사 L(51)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손님들의 탑승을 막고는 싶지만 특별한 제재 방법이 없어 놔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요즘처럼 묻지마 폭행 등이 빈번한 사회에서 자칫 사고의 우려가 있어 더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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