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선수로는 처음 미국 무대를 밟게 된 전가을(28)이 “꿈에 그리던 무대로 가는 것이어서 정말 기쁘다”며 들뜬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전가을은 5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테크노파크IT센터에서 열린 웨스턴 뉴욕 플래시 입단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최고의 리그에 속한 팀에 간다는 것 자체가 설렌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한국 여자축구대표팀 미드필더인 전가을은 미국 여자프로축구리그 웨스턴 뉴욕 플래시와 1년 임대계약을 맺었다. 뉴욕 플래시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새해 첫 소식으로 전가을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전가을은 “뉴욕 플래시 단장님이 나를 오랫동안 지켜본 것 같다”며 “빨리 가서 뛰면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미국은 여자축구의 최강국으로 불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축구 랭킹 1위에 올라있고, 최근 캐나다월드컵 우승을 포함해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우승컵(3회)을 들어올렸다. 자국 리그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전가을은 “미국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최고의 여자축구 리그다”며 “거기에 속해 있는 팀에 간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했다.그러면서 “사실 영국쪽에서도 (이적 관련)이야기가 있었는데, 뉴욕 플래시와 이야기하며 깨끗하게 마음을 정했다”면서 “항상 꿈꿔온 것이 미국리그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최고의 리그이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비교적 왜소한 체구이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축구는 덩치와 키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문을 연 전가을은 “대표팀에서 미국으로 몇 차례 전지훈련을 갔는데 개인적으로 만족스런 경기를 했다.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뉴욕 플래시의 최근 성적을 보니 공격 쪽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책임감 있게 공격을 이끌면서 팀의 주축이 돼 리더 역할을 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구단도 전가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앞서 뉴욕 플래시는 전가을에게 등번호 7번을 부여하며 “볼을 동료들의 발에 연결하는 능력이 매우 인상적이다. 필드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팀에 즉각적인 충격을 줘야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전가을은 “팀이 지난 시즌에는 7위를 했는데, 개인적 목표는 팀을 3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며 “공격 포인트에서도 팀내 최고 득점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그러면서 “뉴욕 플래시 소속으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이면 미국 뿐아니라 좋은 리그에서 나를 찾을 것이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는게 목표”라고 덧붙였다.국내 여자축구 선수가 미국에서 뛰는 것은 전가을이 최초다. 그동안 홍명보 항저우 그린타운FC 감독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 등 남자 선수들이 다녀온 적은 있으나 여자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전가을은 “앞서 (지)소연이가 영국에 진출해 잘하고 있다. 나 역시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동료나 후배들이 진출할 수 있다”며 “좋은 이미지를 미국 구단에 줘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고 굳은 의지를 전했다.이어 “언어가 안되는 것에 대해 불리한 면이 있겠지만 영어는 계속 공부하고 있었다”며 “특유의 친밀감으로 선수들을 잘 꼬셔봐야 할 것 같다”고 빙그레 웃었다.아울러 “한국 선수들이 지금 해외로 가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인데 최선을 다하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전가을은 오는 3월에야 뉴욕 플래시에 합류할 예정이다. 여자축구대표팀에 합류해 이달 중순 중국 4개국 친선대회를 치른 뒤 다음달에는 일본에서 치러지는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전가을은 “6일 인천현대제철에 합류해 제주도 동계훈련을 간다. 구단에서 배려해줘 훈련을 함께하게 됐다”며 “중국 4개국 친선대회를 치르고, 올림픽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그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누구도 우습게 생각하지 못하는 팀이 됐다. 거기에 속해 있어 영광스럽다”면서 “캐나다에서 월드컵 최초 16강 진출 역사를 썼듯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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