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을 터무니없이 낭비하는 행정기관들이 있어서 납세자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일도 많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심한 배려로 예산을 절감한 사례들이 있어서 귀감이 된다. 국민의 혈세를 아끼는 진정한 공복의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일상감사를 통해 엄청난 예산을 절감한 구미시가 그 본보기다. 구미시는 최근 3년간 총 1073건의 사업을 사전에 심사해 202억 원에 달하는 큼직한 예산절감 성과를 이뤘다. 이러한 성과는 일상감사 규정개정과 계약원가심사 활성화로 일상감사 대상사업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토-분석으로 사업별 특성과 해당 법령-법규 등에 따른 맞춤형 감사를 시행하고, 철저한 현장 확인과 기술적 분석 등을 통한 감사기법 도입으로 사후통제가 불가능한 예산낭비 요인을 차단하는데 주력한 결과다. 특히 공사 현장여건에 적합한 공법이나 기술선택, 대안제시 등으로 품질향상과 부실시공을 방지하는 동시에 공사금액에 따른 예정가격 결정을 위한 기초금액에 대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다-과소 산정 여부를 효율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적절한 원가분석을 적용, 예산낭비를 줄이는데 큰 효과를 거뒀다. 일상감사를 벌이지 않았으면 202억원을 그대로 집행했을 것이다. 엄청난 혈세 절감이 아닐 수 없다.포항시도 2011년 일상감사를 도입한 이래 지난해 10월까지 300억 299억 8천만 원의 엄청난 예산절감 성과를 거뒀다. 소극적으로는 절세의 효과지만 적극적으로 이를 추경에 반영한다고 보면 그만큼 예산을 더 확보하는 셈이 된다.일상감사는 주요업무 집행에 앞서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공사, 용역, 물품제조·구매, 보조금 등)에 대해 업무의 적법성-타당성, 원가계산의 적정성 등을 검토해 행정적 낭비요인과 시행착오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감사의 실효성 확보와 행정의 신뢰성을 높이는 제도다. 이처럼 일상감사는 혈세의 낭비를 사전에 예방한다는데 있다. 어느 지자체든 각종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담당공무원이 그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관련된 규정이나 법을 본의가 아니라고 해도 위반할 수가 있다. 그럴 경우 해당 시의 감사기관이 나서 감사를 벌이겠지만 이미 잘못 집행한 세금을 다시 회수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수단으로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일상감사이므로 예산이 투입되는 모든 부분에 일상감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