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사단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대구에 본원을 둔 (사)한국태극권공부원이 지역민들에게 권술과 氣수련을 통한 건강을 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곳은 중국 진가 태극권에서 정식으로 인정한 11대 전수자 진재홍 원장이 이끌고 있어 특별한 홍보 없이도 입담을 통해 모인 수련생으로 북적이고 있다.진가태극권은 유연하고 완만한 동작 속에 기(氣)를 단전에 모아 온몸에 원활하게 유통시키고 오장육부를 강화하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를 위해 전신의 기혈(氣血)을 운행하고 각 부분을 조절하는 통로인 경락을 통해 나선식으로 기운을 감아 주요 기맥들이 자유 순환하는 임독이맥을 달성하고, 여기에 대맥(代脈), 충맥(衝脈)을 수련해야만 경지에 이를 수 있다.진재홍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태극권을 흔히 권법의 일종으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태극권은 무엇보다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가는 수련을 통해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절망의 인생을 바꾼 ‘태극권’대구에서 전통 진가 태극권을 전파하고 있는 (사)한국태극권공부원의 진재홍 원장이 처음 태극권을 접하게 된 것은 흔히 남들처럼 취미 등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솔직히 진 원장은 누구보다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 안락한 삶을 영위하고픈 꿈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이런 생각에 어릴 적부터 공부에 매진했고 나아가 남들이 취업 준비에 분주할 당시 진 원장은 이미 대기업 중 한 곳에 취업이 확정돼 출근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비극이 시작됐다. 출근을 며칠 앞두고 갑작스레 시력이 좋았던 눈이 보이지 않기 시작한 것이었다. 모친의 부축을 받아 대구·경북 일대서 알아주는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찾아간 병원마다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했다. 이후 경북대병원을 통해서야 원인불명의 시신경 염증이란 병명을 듣게 됐지만 당시 의사는 치료방법이 없다는 절망적인 의견을 내놨다.진 원장은 절망 속의 하루하루의 삶을 이어나갔다. 이미 취업이 확정된 대기업의 출근은 포기한 지 오래였다. 모친은 진 원장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별다른 효과는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지인으로부터 대체의학에 병이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됐고, 모친의 부축을 받아 대체의학에 알려진 명인들을 찾아다녔다.그리고 오랜 노력 끝에 태극권을 수련 중인 한 위인을 만나게 됐고, 그런 인연이 지금의 진 원장을 낳게 했다.진재홍 원장은 “그분으로부터 2-3년 정도 태극권을 배우면서부터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았던 눈이 돌아왔다”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막혔던 혈이 뚫리면서 신체의 문제가 되는 부분들이 치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태극권의 신비로움을 경험한 진 원장은 이후 완벽한 태극권을 배우기 위해 중국행을 결심했다. 태극권이 당시 국내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점도 있지만 전통 태극권을 배우고자 하는 진 원장의 생각에서였다. 특히 당시 유학을 위해서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신체검사는 진 원장의 생각을 더욱 확고히 했다. 검사결과에서 보이지 않았던 시력이 좌 0.9, 우 0.8로 거의 완벽하게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이후 1999년 중국으로 첫 발을 내딛은 진 원장은 태극권의 전통 가문 중 하나로 알려진 진가 태극권에서 7년간 태극권을 수련해 명실상부한 11대 전승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진가 태극권의 本을 알리는 ‘(사)한국태극권공부원’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현지에서 태극권에 관련된 논문을 제출, 박사과정을 수료한 진재홍 원장은 중국 현지 인민체육출판사에서 출간된 ‘중국태극권대백과사전’에 이름이 등재됐을 정도로 태극권의 탄탄한 입지를 다진 후 2006년 초 국내로 돌아왔다.당시 진 원장은 시간을 갖고 진가 태극권을 국내에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체계적인 입지를 다져나갔다. 하지만 진 원장의 생각은 중국 스승으로부터의 갑작스런 전화 한 통에 바뀌게 됐다. 시간을 끌면 안 된다는 스승의 성화에 국내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사)한국태극권공부원의 첫 문을 열게 됐다.대구 유일 전통 진가 태극권을 알리는 (사)한국태극권공부원은 국내 5개 있는 태극권사단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지방에 그 본원을 둔 태극권전문수련관이다. 2006년부터 태극권전파를 시작해 2008년 10월에는 정식으로 사단법인 허가를 받아 현재 태극권원류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대로 국민들에게 전해 누구나 수련을 통해 건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진 원장이 펼치는 진가 태극권은 고대 도인법(기체조 또는 기공체조), 토납법(단전호흡 등 호흡법)의 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의념으로 기가 단전에 내리는 것을 중시한다. 또한 경락을 통해 나선식으로 기운을 감고 의념으로 기를 운행, 주요 기맥들이 자유 순환하는 임독이맥을 달성하고, 여기에 대맥(代脈), 충맥(衝脈)을 수련한다. 이를 통해 몸에 불순한 기운을 밖으로 배출, 건신(몸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을 실현하는 것이다.이를 통해 치병 및 건강장수는 물론, 유연하고 완만한 동작 속에 기(氣)를 단전에 모아 온몸에 원활하게 유통시키고 오장육부를 강화한다.한편 진 원장이 펼치고 있는 진가 태극권은 대구에서는 물론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입담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대구시청과 경찰청에 출강한 것을 비롯,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세종연구소에도 3년 동안 꾸준히 출강해 국가전략연수과정의 연수생들에게 수련법을 전했다. 또 대전대학교와 경북대학교의 교양과목으로 출강해 많은 학생들로부터 인기학과로 선정되기도 했다.현재 진 원장은 경북대 교수회에 출강해 5년째 교수들과 함께 태극권 전파 사업에 충실하고 있으며, 올바른 태극권의 수련내용을 담은 누구나 읽기 쉬운 교과서적인 단행본을 준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