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두고 여야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더불어 민주당은 함께 잘사는 경제 만들겠다는 의지 드러났다고 한껏 치켜세운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대통령만을 위한 현실도피 수단, 셀프 용비어천가로 깍아내렸다.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사람 중심 경제, 혁신적 포용국가를 가치로 다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잘 드러난 신년의 다짐이었다”고 평가했다.이 대변인 “우리가 함께 이룬 경제적 성과가 재벌 대기업과 소수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는 것에 대한 적절한 문제제기였다”며 “우리가 국가적 명운을 걸고 사람 중심의 경제, 공정 경제, 혁신 성장으로 경제 기조를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잘 포함됐다”고 강조했다.반면 자유한국당은 윤영석 대변인은 “실체 없는 자화자찬도 스스로 되뇌다 보면 어느순간 그것을 현실로 착각하게 되는데 오늘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그렇다”고 혹평했다.윤 대변인은 “기자회견은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세금 퍼붓기 정책만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독선적 선언의 연속이었다”며 “이념의 함점에 매몰돼 맹목적 신념만 확인할 수 있어서 국민들에게 불안과 갈등만을 심어줬다”고 비판했다.바른미래당 김삼화 대변인도 “국민은 반성문을 원하는데 대통령은 셀프 용비어천가를 불렀다”고 꼬집었다.김 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 이후 소득양극화가 더 악화됐으며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와 구직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대표적이다”며 “수출 6천억불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평균의 착시일 뿐 대부분의 기업은 매출도 수익도 곤두박질치기만 했다”고 비판했다.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평화당은 “포용 성장이라는 애매한 목표만 있을 뿐 양극화와 지역 격차 해소에 대한 의지와 전략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역시 “경제 초점을 노동자보다 기업이 두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경제 35번 성장 29번 국민 24회 혁신 21번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내·외 현안들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였다.  문 대통령이 이날 준비한 A4용지 17장, 8393자 분량의 신년사 모두발언 원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경제’로 총 35회 사용됐다. 이어 ‘성장’이 29회, ‘국민’이 24회, ‘혁신’이 21회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 당시 A4용지 14장, 7500자 분량의 신년사를 통해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 전반에 걸친 정책 기조와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했었다.지난해보다 A4용지 3장 가량의 양이 증가한데에는, 지난 1년 동안 사회 전반에 걸쳐 생긴 많은 변화들을 반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년사에는 올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 경제 부문에 있어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 성과를 내겠다는 뜻인 것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3축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중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로 각각 총 4회 언급됐다. ‘소득주도성장’은 1회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그러려면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게 혁신”이라며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새로운 시장을 이끄는 경제는 바로 혁신에서 나온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며 “정부는 그동안 혁신 성장을 위한 전략분야를 선정하고 혁신창업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국가’ 18회, ‘정부’ 17회 언급됐다. 사회안전망 구축 등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는 정책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문 대통령은 △사회안전망 구축 △보육 적극적인 투자 △안전 문제 국가적 과제 우선화 △혁신적 인재 육성 등을 제시하며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평화’는 13차례 언급됐다. ‘북한’은 3차례 언급됐다. 지난해 신년사에선 15차례 등장했던 것과 달리 비중이 줄어든 데에는, 국내 경제 문제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질문권 손에 쥔 文대통령 “내 마음대로 지목”…100분 넘긴 열띤 회견 “제가 제 마음대로 지목하겠습니다.”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회자를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같이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일었다. 영빈관에 마련된 200여 좌석은 내·외신 기자들과 청와대 참모진들로 빼곡하게 차있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문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을 지목하기로 방식을 바꿔 기자들은 질문권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는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이 사회를 맡았다. 문 대통령은 질문을 받기에 앞서 “제가 직접 질문하실 기자님을 지목을 할 텐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수많은 기자들이 두 손을 번쩍 들거나 책과 휴대폰 등을 흔들면서  발언권을 얻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눈길을 끌기 위해 한복을 입고 온 기자도 인상 깊었다. 기자들의 치열한 취재 열기에 문 대통령은 멋쩍게 웃으며 누구를 지명해야 할 지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올해 기자회견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본 없이 자유롭게 즉문즉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외교안보, 경제민생  문제를 포함한 국내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등 진지하면서도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반면 또 다른 기자는 고용지표 악화 등 경제 상황 악화를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현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이유와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냐”라고다소 직설적인 어투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경직된 표정으로 “모두발언에서 30분 내내 말씀드려 새로운 답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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