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법원장 최초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원장의 구속 심사가 오늘 이뤄진다.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은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검찰은 내일 열리는 구속 심사에 수사 최전선에 있는 특수부 부장검사들과 부부장검사들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수사 내용을 가장 잘 알고 설명할 수 있는 검사들이 직접 들어간다는 방침이다.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이뤄진 일련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훼손한 반(反) 헌법적 중범죄로 보고 있다. 그에 따라 내일 열리는 구속심사에서 그 범죄혐의의 중대성을 강조할 예정이다.특히 관련자 진술과 객관적 자료 등을 토대로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를 직접 주도·지시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최고 결정권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계획이다.검찰 관계자는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헌법가치에 대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구속 심사에서 혐의를 소명할 증거자료들에 대해 충실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양 전 대법원장 측도 변호인들과 함께 구속 심사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심사에 직접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실무진이 한 일이라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법정에서도 같은 입장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그는 지난 11일 공개소환 당시 검찰 포토라인에서와 같이 법원 출석 과정에서도 침묵할 예정이다.양 전 대법원장 등은 혐의가 방대하고 이를 전면 다투고 있어 심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속 심사는 영장전담 판사들이 맡으며 양 전 대법원장은 명재권(52·27기) 부장판사가, 박 전 대법관은 허경호(45·27기) 부장판사가 심리한다.결과는 당일 밤늦게 또는 다음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은 지난해 12월7일 오전 0시37분께 나왔고, 영장이 발부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지난해 10월27일 오전 2시3분께 나왔다.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은 심사 후에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인치 장소는 법원이 심사 후 결정하는데, 두 전직 대법관도 1차 구속영장 청구 당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