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정류장에서 하차했을 때 기사님이 버스를 잘못 세운 줄 알았습니다”4일 대구시 동구 동부소방서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시민 김모(30·여)씨는 “길도 없는 곳에 버스가 서는 게 황당했다. 버스에서 내린 뒤 차도 갓길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 위험해 보인다”며 이 같이 말했다.대구 동대구로에 보행로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버스정류장이 있어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동부소방서 맞은편 버스정류장은 MBC 네거리에서 동대구역으로 이어지는 동대구로 갓길에 있다. 설치한 지 10년이 넘은 곳으로 동대구역 네거리 방면 편도 5차로와 바로 마주하고 있으며 오전 5시30분께부터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339, 814, 818, 수성4번 등 4대의 버스가 이 곳을 오간다. 정류장은 횡단보도 등이 있는 동대구역 네거리에서 약 200m 떨어져 있지만 보행로는 찾아볼 수 없다. 정류장 바로 아래 계단으로 연결된 공원 산책로를 이용하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으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은 차량 갓길로 걸어다니기 일쑤다.산책로로 이어지는 경사로도 없어 유아차,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산책로까지 내려가기도 어렵다. 특히 보행자 식별이 어려운 저녁 시간에는 차량과 사람 간의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신천동의 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최모(42)씨는 “동부소방서 건너 버스정류장이 회사와 가장 가깝지만 너무 위험해 보여 한 정거장을 더 가거나 덜 가서 하차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814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한 기사도 “동대구로는 차량들이 보통 시속 60~70㎞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곳”이라며 “주말이면 갓길에 불법 주차하는 관광버스도 흔히 볼 수 있다. 일부 행인들은 이를 피하려 차도 중앙까지 나와 걸어간다”고 했다. 대구시 도로과 관계자는 “동대구로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차선을 줄여 보행로를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구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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