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45)과 홍명보(44), 친구이자 라이벌이기도 했던 한국 축구의 두 스타가 지도자로서 펼치는 선의의 경쟁이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2013시즌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며 K리그 사상 최초로 `더블(K리그 우승, FA컵 우승)`을 달성했고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새로운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생일은 황선홍이 빠르지만 두 선수는 나란히 87학번으로 절친한 사이다. 황선홍과 홍명보는 선수 시절 한국 축구의 공격과 수비를 대표하던 영웅이었다. 두 선수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까지 총 4차례 월드컵에 출전하며 한국을 대표해왔다. 황선홍은 1988년 아시안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황선홍은 한국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끌 재목으로 주목 받았다. 홍명보는 황선홍보다 늦게 대표팀에 발탁됐다. 홍명보는 이탈리아 월드컵을 앞둔 1990년 노르웨이와의 친선 경기에서 데뷔했다. 홍명보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예선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대표팀의 주축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황선홍과 홍명보는 1995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공수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준 두 선수의 활약에 포항은 후기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비록 최종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두 선수가 한 팀에서 뛰며 보여준 활약은 팬들의 기억 속에 깊게 자리 잡았다. 이후 각자의 길에서 활약하던 두 선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둘은 젊은 선수들을 이끌었다. 황선홍은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대표팀 공격의 물꼬를 텄고, 홍명보는 8강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부담감이 큰 마지막 키커로 나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한국의 4강 진출을 주도했다.  이들은 한일 월드컵이 마치고 그해 11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나란히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후 황선홍은 2003년 2월 전남 드래곤즈 코치로, 홍명보는 2005년 9월 독일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로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황선홍이 지난 2007년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을 맡으면서 먼저 감독이 됐지만 지도자로서는 홍명보가 한 발짝 앞서갔다. 홍명보는 2009년 20세 이하(U-20) 청소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위를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상승세를 탄 홍명보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축구 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홍명보는 이때`형님 리더십`을 펼치며 올림픽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 대한민국 축구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승승장구하던 홍명보는 2013년 6월,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됐다. 홍명보는 이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고 세계무대에 도전하게 된다. 홍명보가 각 연령대의 대표팀을 이끌면서 승승장구하는 동안 황선홍은 K리그에서 내공을 닦아왔다. 부산 아이파크의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은 부산에서 3년 동안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팀 성적은 매 시즌 좋아졌지만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황선홍은 2011년 친정 팀 포항으로 돌아왔다. 포항에서 황선홍은 발전된 모습을 보였고 2011년 포항을 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패해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황선홍의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황선홍은 2012년 FA컵 정상에 등극, 감독으로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그리고 2013년 더 높이 날아오르게 된다. 2013년 시즌 황선홍은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로스터를 꾸려야 했다. 어려운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황선홍은 조직력 강화에 집중하며 승승장구 했다. 그 결실로 포항은 FA컵 2연패를 달성하며 FA컵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또 K리그 시즌 최종전에서는 울산 현대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FA컵이 창설된 1996년 이후 리그와 FA컵을 한 해에 모두 석권한 팀은 포항이 유일하다. 한국 축구의 공격과 수비를 대표했던 황선홍과 홍명보가 지도자로서 2014년 또 어떤 업적을 쌓아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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