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에게 23일은 `이상한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투수에게 그다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던 그가 A.J.버넷(37·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안타를 3개나 허용한 날이기 때문이다.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주고 2실점했다.이날 류현진이 맞은 9개의 안타 가운데 6개가 9번 타자이자 필라델피아 선발 투수인 버넷과 톱타자 벤 리비어에게 허용한 것이었다.버넷은 류현진을 상대로 3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리비어도 3개의 안타를 뽑아냈다.말론 버드와 라이언 하워드, 카를로스 루이스 등 베테랑 강타자들은 준수하게 요리한 류현진이 버넷에게 안타를 3개나 맞은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류현진은 투수를 상대하면서 그다지 많은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와 올 시즌 경기 전까지 투수 상대 피안타율이 0.127에 불과했다. 게다가 버넷은 그다지 타격이 좋은 투수는 아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뛴 버넷의 통산 타율은 0.111(397타수 44안타)에 불과하다. 2012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해 내셔널리그로 돌아온 이후로도 버넷의 타격 실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2012년과 2013년 타율이 각각 0.063(63타수 4안타), 0.068(59타수 4안타)에 그쳤다.올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6타수1안타를 기록 중이었다.그러나 류현진은 유독 버넷에게 약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톱타자 리비어에게까지 단타를 잇따라 허용해 류현진은 결국 실점하고 말았다.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버넷에게 87마일(약 140㎞)짜리 직구를 연달아 던진 류현진은 2구째를 공략당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류현진은 이어 타석이 들어선 리비어에게도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아야 했다. 이 때에는 지미 롤린스, 버드를 삼진과 땅볼로 잡아 실점을 하지는 않았다.하지만 5회에는 버넷과 리비어에게 당한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버넷은 류현진의 3구째 89마일(약 143㎞)짜리 직구를 노려쳐 좌전 안타를 날렸다. 류현진은 리비어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안타를 허용, 1사 1,2루의 위기를 만들었다.류현진은 결국 버드와 하워드에게 적시 2루타와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2실점했다.류현진이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에도 위기를 만났던 것은 버넷과 리비어 탓이었다. 앞서 버넷에게 안타 2개를 허용한 류현진은 버넷이 다소 껄끄러운 듯 했다.투수들을 상대할 때 직구를 주로 던지는 류현진은 버넷과의 세 번째 만남에서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던졌다. 그러나 풀카운트까지 갔고, 결국 또다시 직구를 공략당해 버넷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류현진은 또다시 슬라이더를 노린 리비어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2루에 몰렸다.롤린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 이 때에도 실점없이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중심타선에 적시타를 맞기는 했으나 결국 버넷과 리비어에게 약점을 노출한 것이 실점의 빌미가 됐다. 투수인 버넷과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한 리비어에게 당한 것은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