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속출한 이변을 넘어선 마리아 샤라포바(27·러시아·세계랭킹 8위)가 2년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샤라포바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3시간2분에 걸친 혈전 끝에 시모나 할렙(23·루마니아·세계랭킹 4위)을 2-1(6-4 6<5>-7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2012년, 2013년에 이어 3년 연속 프랑스오픈 결승에 오른 샤라포바는 2012년 이후 2년만에 정상을 탈환, 두 번째 프랑스오픈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샤라포바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2004년 윔블던,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2012년 프랑스오픈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이번 우승은 샤라포바가 계속되는 이변 속에서도 꿋꿋한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올해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상위 시드 5명이 모두 예상보다 일찍 짐을 쌌다.첫 판부터 이변은 일어났다. 세계랭킹 2위이자 올해 호주오픈 우승자인 리나(32·중국·세계랭킹 2위)가 1회전에서 탈락한 것.다음 희생양은 세레나 윌리엄스(33·미국·세계랭킹 1위)였다. 윌리엄스는 2회전에서 세계랭킹 35위 가르비네 무구루사(21·스페인)에 져 탈락했다.3회전에서는 세계랭킹 3위 아그네스카 라드완스카(25·폴란드)와 세계랭킹 5위 페트라 크비토바(24·체코)가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에서 일어난 이변은 여자 단식이 `춘추전국시대`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4강`이 버티고 있는 남자 단식과 달리 여자 단식은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숱하게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클레이코트에서 나름대로 강한 면모를 보인 샤라포바는 이변에서 한 발 물러서있었다. 큰 위기없이 3회전까지 통과한 샤라포바는 16강부터 사만다 스토서(30·호주·세계랭킹 18위), 2회전에서 윌리엄스를 꺾은 무구루사, 세계랭킹 16위 유지니 부차드(20·캐나다) 등 쉽지않은 상대를 잇따라 만났으나 모두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까지 올랐다.이변을 넘어서면서 우승을 차지한 2012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이변을 버텨낸 샤라포바에게는 `천적` 윌리엄스가 일찌감치 탈락한 것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샤라포바는 유독 윌리엄스에 약하다. 상대전적에서 2승16패로 크게 뒤처져있다. 그는 2004년 두 차례 윌리엄스를 꺾었을 뿐 이후 계속해서 윌리엄스에 지기만 했다.메이저대회에서도 샤라포바는 윌리엄스의 벽을 넘지 못해 우승에 닿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2005년 호주오픈 4강과 2007년 호주오픈 결승에서 샤라포바에 패배를 안긴 것이 윌리엄스였다. 2010년 윔블던에서는 윌리엄스를 16강에서 너무 일찍 만나 패배, 탈락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던 것도 결승에서 윌리엄스에 완패를 당해서였다.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도 샤라포바는 윌리엄스에 0-2(4-6 4-6)으로 패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윌리엄스가 조기 탈락하지 않았다면 샤라포바는 8강에서 윌리엄스를 만나야했다. 그렇다면 결승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천적은 이미 없었다.이변이 계속 일어나면서 샤라포바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터였다.결승에서 맞붙은 할렙이 샤라포바보다 현재 세계랭킹이 높지만, 이전까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 올해 호주오픈 8강에 불과한 신예였다. 샤라포바는 결승에서 할렙의 빠른 발을 상대하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지만 더 이상의 이변은 허용하지 않았다. `천적`이 사라진 무대에서 샤라포바는 마음껏 `우승 포효`를 할 수 있었다.샤라포바는 "지금껏 해왔던 메이저대회 결승 중에 가장 힘들었다. 프랑스오픈은 언제나 나에게 많은 의미를 준다. 프랑스오픈은 내가 성장할 수 있게 해준 대회"라며 "감격스러워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으나 이번 결승에서는 할렙의 선전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할렙은 루마니아 여자 선수로는 1980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자인 비르지니아 루지크 이후 34년만에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랐다."가슴이 너무 무겁다. 상대의 샷에 빠르게 반응할 수 없다"며 2009년 가슴 축소 수술을 받은 할렙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당시 57위였던 세계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리는 매서운 성장세를 자랑하더니 프랑스오픈 준우승까지 차지했다.비록 우승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할렙에게는 충분히 의미있는 대회였다고 볼 수 있다. 충분히 가능성을 맛본 할렙이 1978년 프랑스오픈 정상에 선 루지크 이후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맛볼 루마니아 여자 선수가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혈전 끝에 석패한 할렙은 "이곳에서 믿기지 않는 일주일을 보냈다. 놀라운 대회였다. 최선을 다해 경기했고, 응원해준 분들 덕분에 행복했다"며 "이렇게 메이저대회 코트 위에서 소감을 말하는 것이 처음인데 앞으로 더 많이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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