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9일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의 기관보고 일정 협상과 관련해 이견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7·30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이달 중에 기관보고를 실시하자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예비조사를 충실히 한 뒤 다음달 중순 이후 기관보고를 하자는 입장이다.이처럼 양측이 정부 부처로부터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경과와 현황을 보고 받는 기관보고의 일정에 합의하지 못함으로써 향후 국정조사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국정조사 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기관보고 일정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충돌 끝에 5분여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두 의원은 협상 결렬 직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상대방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조 의원은 "야당은 7월14일부터 26일까지 국정조사(기관보고)를 하자는 것이다. 재보선 맞춤형 국정조사"라며 "17일부터가 선거운동 기간인데 이 기간 중에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은 누가 봐도 맞지 않다. 국정조사가 정치에 이용되는 것은 국민과 유가족이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그는 또 "이는 명백하게 진실규명이나 사후대책, 처벌 등보다는 오히려 7·30재보선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라며 "그간 선거기간에 국정조사를 한 경우는 없었다. 이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야당이 민망스럽다"고 꼬집었다.조 의원은 월드컵 기간을 피해서 기관보고를 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월드컵 핑계를 대는 것은 선수나 국민에게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나는 16강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어떡하냐. 8강에 가면 또 연기할 것이냐. 국정조사와 월드컵은 분리해야 한다"고 항변했다.이에 김 의원은 반박을 내놨다.김 의원은 "새누리당은 기관보고를 6월16일부터 2주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은 월드컵 경기 기간과 들어맞는다"며 "새누리당은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에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를 하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의 핵심인 정부부처 기관보고를 월드컵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는 시간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새누리당은 국민의 시선에서 세월호를 감추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런 계획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 의원은 기관보고 일정을 앞당기자는 새누리당을 향해 "오는 16일부터 하자는 것은 닷새동안만 예비조사를 하고 기관보고를 받자는 것"이라며 "야밤에 도망가듯이 준비 없이 닷새만에 기관보고를 받자는 것은 정부기관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그는 7·30재보선 일정과 연관성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선거를 얘기하는데 그래서 청문회를 재보선이 끝난 8월4일부터 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제와 선거를 이유로 기관보고를 7월에 하지 말자는 것은 국정조사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협상 전술은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고 가 무력화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