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이 학기 도중 각급 학교에 `학년 말(취약시기) 학사일정` 조정을 강요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전교조 측은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학기 중 학사일정 변경으로 현장에서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10일 전교조 경북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경북도교육청이 각급 학교에 `학사운영 정상화에 관한 공문`을 발송했다.학년 말에 접어드는 매년 12월과 2월의 경우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여름방학을 줄이고 겨울방학을 늘리는 한편 수업도 체험학습 등으로 대체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문제는 경북도교육청이 학기 중에 이런 공문을 내려보냈다는 점이다. 통상 일선 학교에서는 매년 2월 초에 한 해 학사일정을 정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만약 학기 중에 갑작스레 학사일정을 조정하게 되면 전체적인 틀을 다시 짜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수업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게다가 경북지역의 경우 도·농간 학교 규모의 격차가 크고 병설운영, 공동급식, 겸무교사 운영 등 교육과정 변경 시 고려해야 할 변수도 많은 실정이다.문제는 또 있다. 경북도교육청이 공문을 보내면서 `학교평가`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해당 공문에는 `내년도 학교평가 지표 반영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이 때문에 경북도교육청이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평가를 의식해 각 학교에 학사일정 조정을 사실상 강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전교조 경북지부 이영호 정책실장은 "취지는 공감하지만 의견 수렴도 없이 학기 중 갑자기 시행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실적 위주의 현장 무시 행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 교육과정과 이동걸 장학관은 "학년 말에 접어들면 사실상 수업이 힘든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사일정 조정을 권장한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학교평가 반영에 대한 부분은 교육부의 공문에 적힌 내용이어서 그대로 기재한 것"이라며 "오히려 추후 교육부에서 회의가 열리면 이 부분에 대해 적극 반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