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1일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빌라 3층에 세들어 살던 이모(56)씨가 생활고를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달라 했지만 거절당하자 스스로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 #2. 지난 9일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의 한 여관에서는 스무 살 청춘남녀가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화장실에 화덕을 만들고 연탄 불을 피웠지만 여관 주인의 신고로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자살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하루 평균 4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1명)의 두 배가 넘는다. 앞선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대구 역시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없다. 2013년 대구시 발표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26.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한국 평균(29.1명)과 비슷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30대 사망원인 1위, 40-50대 사망원인 2위가 자살이다.지난 21일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자살과 관련한 또 하나의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5년 간 총 824차례 자살 구조활동을 벌였는데, 이중 연탄과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시도가 19차례(25.7%)로 가장 많았다. 투신(16차례·21.6%)을 앞섰다.이처럼 자살로 인한 생의 마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구의 큰 사회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마포대교 위에서 자살을 결심한 여고생을 설득시킨 여경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주위에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만 있어도 극한 상황까지는 막을 수 있다.이에 대구시는 상담을 통한 자살 예방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동부교육지원청과 대구의료원이 벌이고 있는 자살 예방 사업이 대표적이다.대구 동부교육지원청은 산하 초·중학교, 병원, 경찰서 등 15개 관련기관과 연계해 ‘위기 솔루션’ 팀을 운영하고 있다.위기 솔루션은 자살·학대 등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을 상담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대구의 한 중학교에 재학중인 A군을 자살 위험으로부터 구해내 귀감이 되고 있다.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던 A군은 왕따 문제 등으로 심한 우울증을 겪던 중에 학교 측이 위기 솔루션에 도움을 요청, 상담을 받았다. 할아버지는 요양병원에 입원, A군은 보호시설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대구의료원은 지난 19일부터 서구정신건강증진센터, 인근 노인대학, 중학교 학생 등으로 구성된 ‘생명 사랑지킴이’를 발족하고, 실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자살 예방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생명사랑 지킴이로 위촉된 21명은 학교 등 소속 단체 속의 자살 고위험군 대상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기관의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중간에 다리를 놔 주는 역할을 한다.자살예방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월 1회 이상의 간담회를 통해 자살예방 활동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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