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판정 건수가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했다. 1년 사이 47.5%나 증가한 것으로, 특히 신체학대는 전년보다 2배로 급증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24일 공개한 ‘2014년 시도별 아동학대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판정 건수는 1만27건으로,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6796건보다 3000건이상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도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아동 학대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이 중 신체 학대의 증가세가 특히 컸다. 지난해 신체학대 판정 건수는 1453건으로 전년 753건보다 93.0%나 급증했다. 정서 학대도 43.7%나 증가했으며 성학대와 방임은 각각 27.3%, 5.2% 늘어나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작았다. 두가지 이상의 학대가 함께 가해진 중복 사례가 전년보다 64.8% 늘었다. 이처럼 흔히 아동학대라면 신체폭행만 생각하지만 여러 종류의 학대로 아동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아동학대의 가해자 중 친부모(77.2%), 계부·계모(4.3%), 양부·양모(0.3%) 인 경우가 81.8%나 됐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장소 역시 83.8%가 아동이 사는 가정이었다. 통계에서 보듯 특히 친부모 학대가 77.2%로 절대다수라는 사실이 놀랍다. 계부-계모보다 훨씬 더한 친부모의 아동학대는 지난해 80.3%보다는 소폭 감소한 상태다. 반면 보육교직원이 가해자인 경우는 전체의 2.9%에 그쳤다. 유치원 교사·교직원을 합쳐도 3.9%의 미미한 수준이다. 유치원 교사·교직원의 아동학대가 수면 위에 드러나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몰매를 맞았지만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놀랍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50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전북(932건), 경남(749건), 전남(641건), 경북(613건) 순이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서울 다음으로 인천(495건)이 가장 많았고 부산(392건), 대구(362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도 아동학대에 관한한 문제가 많은 지역임이 드러났다. 통계에서 보듯 아동학대는 부모는 됐으나 부모될 자격은 얻지 못한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생긴 문제다. 부모가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해서 생긴 문제다. 어린 자녀도 독립적인 인간이고, 독자적인 삶의 공간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저절로 사라질 일들이다. 부모들이 자녀학대를 줄여 나간다면 아동학대가 엄청난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