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남부권 신공항과 관련 “내륙보다 바다가 적합하다”는 내용을 포함한 부산 가덕도 신공항 지지 발언을 해 논란이 불붙고 있다. 토박이 부산사람인 정의화 개인으로야 얼마든지 그럴 수 있겠지만 일국의 국회의장 신분이면 가당찮은 망발이요 망언이다. 국회의원들의 품위 없는 막말행태는 익히 아는 일이지만 국회의장까지 이 모양이고 보니 남부권신공항의 앞날이 걱정스럽기만 하다.발단은 정 의장이 26일 대구상의 회장단 및 국회의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가진 뒤에 가진 질의응답시간에서 나왔다. 한 참가자가 “내년 5월께 발표되는 남부권 신공항 입지 결과에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권 5개 시·도가 아무 불만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께서 중심을 잘 잡아 달라”고 건의한 것이 단초였다. 국회의장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지위에 비춰 국가대사에 절대 중립을 지키며 국가미래를 위해 중심을 잡아 줄 것을 기대한 것이 잘못이었다. 정 의정의 가슴은 가덕도를 담기에도 부족했다. 선진 대한민국을 논할 그릇이 아니었다. 정 의장은 최근 확장에 애를 먹고 있는 일본 나리타공항을 예로 들며 “내륙공항은 수용객 증가에 따른 확장이 매우 어렵다”며 “현재 중국인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미래를 내다본다면 공항확장에 유리한 바다가 적합하다”고 답한 것이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현재 큰손인 중국의 중산층은 10년 뒤면 7‒8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중산층 유입을 통한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블루오션인 남해안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 국제공항은 필수다”라며 팔을 걷어 부치고 ‘가덕도신공항’을 외친 것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지역챙기기에 혈안이 된 판국이다. 이 정도로 천박한 소견을 지닌 줄도 모르고 가덕도 신공항을 나팔 불도록 멍석을 깔아 준 대구의 인사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분통이 터지는 것은 구정물을 덮어 쓴 꼴이 된 대구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제대로 된 반론도 제기하지 못한 것이다. 초청한 인사에 대한 대접이어서 참았다고 말하지 말기 바란다. 다른 지역에서 대구사람들을 보고 ‘구들목 장군’이라고 비웃는 이유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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