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9시 20분께 대구 중구 계명네거리의 남산역 앞 광장에서 스케이트보드 동호회 사람들과 만나 묘기를 즐겼던 오명환(32·대명동)씨는 게이트 안에 설치된 화장실 탓에 생각 만해도 아찔한 일을 당할 뻔했다.1·2호선의 다른 역사와 마찬가지로 화장실이 게이트 밖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오 씨는 화장실이 게이트 안에 있는데도 평소 보였던 공익요원, 안내요원 등도 없어 그냥 게이트를 넘어 화장실을 이용했다.#지난달 28일 오전 11시 29분께 휠체어를 이용해 대구 수성구 지산동 교회를 다녀오던 임수미(여·37)씨는 처음으로 이용한 범물역의 장애인화장실에 난처한 경우를 겪었다.세면대의 수도꼭지에 손을 대고 있었지만 물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센서가 수도꼭지 아래에 설치된 것을 확인하고 손을 낮췄음에도 물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는게 임씨의 주장이다.임씨는 “도시철도 3호선의 운행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음에도 이런 오작동이 빈번한 것을 보니 정말 불쾌한 기분마저 든다”며 불쾌해했다.국내 유일의 모노레일 교통편이란 특성을 살려 관광 상품으로도 계획하고 있는 도시철도 3호선의 전 역사 화장실이 게이트 안에 설치 된데다 관리까지 허술해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로부터 “관광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지난달 31일 오전 9시 20분께 대구 중구 계명네거리에 위치한 남산역 장애인화장실은 개통 후 단 한 번도 청소를 하지 않은 듯 세면대에는 노란색 등의 먼지가 보였다. 세면대에 설치된 거울도 휠체어를 이용한 장애인만이 이용할 수 있게 대각선으로 낮게 설치, 다른 장애인은 이용하기가 힘들었다.센서를 이용한 수도꼭지도 일부 역에선 오작동을 보였다.이날 낮 12시 11분께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위치한 범물역 장애인화장실은 세면대에 설치된 센서에 오랜 시간 손을 대고 있었음에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 또 한참 뒤 나오기 시작한 물도 약간만 움직이면 그대로 끊겨 불편함을 더했다.화장실이 역사 안에만 설치돼 있는 것도 이용자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실제로 1·2호선 전 역사의 화장실이 게이트 밖에 설치돼 있어 이에 적응된 시민들이 3호선 게이트 밖으로 나갔다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이날 낮 12시 47분께 약령시 인근에서 만난 박현주(여·27)씨는 “화장실이 역사 안에만 있다는 내용도 자세히 표시를 해줬으면 한다”며 “젊은 여성들의 경우 대부분이 아무리 급해도 참았으면 참았지 역무원에게 얘기하고 다시 게이트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지난달 23일 오후 첫 개통을 시작한 도시철도 3호선은 대구 북구와 수성구를 잇는 교통수단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더욱이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구시와 호흡을 맞춰 지역관광의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아 왔다.그러나 기대심에도 3호선 전 역사의 화장실은 게이트 안에 설치돼 있어 이용승객 및 인근 주민들의 눈살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 국내 지하철에 설치된 대부분의 화장실은 인근 주민과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개방형 화장실로 바뀌고 있다. 서울의 경우 1990년대 이전에 설치된 1-4호선을 제외한 모든 지하철이 개방형 화장실로 설치됐으며, 1-4호선 역시 내부 수리 공사를 통해 개방형 화장실로 바꾸고 있다.개통된 지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허술하게 진행되는 화장실 관리도 문제였다.이에 대해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도시철도 3호선은 좁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열차운행이 가능할 수 있게 지어진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하며 “화장실 사용 여부는 게이트를 담당하는 역무원이나 안전요원 등에 의해 친절히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화장실의 관리 여부는 아직 체계화되지 못한 인력구성원 때문에 다소 미진하게 이뤄진 것 같다”며 “앞으로는 더욱 철저한 관리를 통해 깨끗하고 즐거운 장애인화장실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