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때이른 폭염에 비를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뭄까지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날씨가 농작물 생육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농번기를 맞은 농가마다 작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경북도내 각 지자체가 급수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지난달 한 달간 경북지역의 강수량이 30㎜ 정도에 그치면서 평년 6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데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탓에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평균치 비율로 따진 가뭄지수가 대구와 경북 22개 시·군(울릉군 제외) 중 14곳에서 ‘매우 가뭄(55미만)’으로, 나머지 9곳에서 ‘가뭄(55‒80)’으로 나타났다. ‘매우 가뭄’ 지수를 보인 지역은 울진, 영덕, 포항, 경주 등 동해안 지역과 문경, 봉화, 영양, 김천, 구미, 성주, 칠곡, 의성, 군위, 영천 등이다. 표준강수지수에 따른 가뭄정보에서 ‘가뭄’은 작물에 다소 피해가 발생하고 자발적 절수가 필요한 시점을 말하고, ‘매우 가뭄’은 작물 손실과 광범위한 물 부족 단계를 말한다. 특히 현재 건조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는 울진과 영덕, 경주, 포항 등 동해안 지역의 가뭄 상황은 심각하다. 이에 따라 울진군은 강수량 부족에 따른 가뭄장기화로 상수도 취수원의 수위저하와 소규모수도시설 계곡수의 고갈로 물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한해 비상급수 단계별 대책’을 수립, 급수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올들어 지난달까지의 울진 강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410㎜ 의 41%인 70㎜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하다. 6월 강우전망도 어둡다. 기상청에 따르면 20㎜ 정도로 이런 상황이 현실화될 결우 울진 지방상수도 취수원인 울진 남대천 하천의 부족으로 수돗물 공급에도 어려움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 동해안에서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법석을 떠는 것이 송구스러울 정도다.각 기초단체나름의 가뭄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런 대응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절수 홍보와 긴급 급수로 극복될 가뭄이 아니다. 가믐이 계속되면 피해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그에 따른 식탁물가 폭등은 국민 불안을 가중시킨다. 벌써 폭염과 가뭄으로 채소값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었다. 정부가 나서야 할 단계다. 가뭄이 특히 심한 경북 지역에 재난지역 선포를 하는 등 정부 차원의 선제적 가뭄대책을 미리 준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