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지속되자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는 일명 ‘개문 냉방영업’이 성행 중이건만 단속하는 손길을 찾아 볼 수 없다. 원자력발전소가 별 말썽 없이 돌아가면서 국내 전력사정에 숨통이 트이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식의 전력낭비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 도심 상가에서는 문을 열어 놓은 채 하루 종일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 일상이 돼 버렸고, 감독기관 또한 단속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모든 공공기관에서는 실내 온도를 섭씨 28도 이상, 민간 사업장등에서 냉방기 가동시 실내 온도를 섭씨 26도 이상을 적정 온도로 권장한 것을 그새 잊은 것이다.본지 기자가 지난 2일 취재한 것을 보면 대구시 전역에서 ‘개문 냉방’이 당연한 듯 이뤄지고 있다. 달서구 상인역 인근의 의류, 화장품 등 20여곳의 매장들은 한산한 시간대인데도 상품 진열대를 밖으로 내놓고 개방냉방 중이었다. 상인역 4번 출근 인근의 한 신발 매장은 아예 문을 닫을 생각이 없는 듯 30-50%세일이라고 적힌 문구를 밖으로 고정된 문을 통해 걸어 놨다. 게다가 출입문 에 할인제품이 담긴 박스를 쌓아 문이 닫치지 않도록 해 놓았다. 그런데도 바깥 온도가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실내는 24도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고 하니 올해도 전력난 소동이 벌어지지 않을런지 우려스럽다.몇 년 전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 생활화를 위한 3.3.3 운동을 전개 한 바 있다.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적정한 실내 온도 유지, 불필요한 전등 끄기, 자가용 요일제 운행, 대중교통 이용 하기 등 우리생활에서 익숙해져야 할 것들이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과다 에너지 소비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더욱 놀라운 것은 해당 구청의 무감각이다. 중구청의 경우 아직까지 단속관련 지침이 내려 오지 않았다며 손을 놓고 있다. 중구청 경제과에 따르면 ‘개방냉방단속’은 6월 중순 산자부로부터 지침이 정해져 각 지자체로 발송되고 지자체에선 이런 지침을 통해 매장을 단속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음식을 입에 떠 넣어 주지 않으면 밥도 굶을 사람들이다. 에너지 소비가 2.5배가량 증가하는 ‘개문 냉방’은 당연히 단속해야 한다. 주요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써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을 체질화하는 것을 불변의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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