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정체수역과 수질오염의 지표종인 큰빗이끼벌레가 지난해보다 한 달이나 앞서 나타나 강의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은 없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물 속 용존산소를 바닥내고, 죽어 부패하는 과정에선 암모니아 등 위해성물질이 다량 유출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있다. 실제 큰빗이끼벌레의 농도가 15%인 수조에 넣은 물고기는 40분 만에 모두 폐사했다.지난 2일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부근에서 낙동강 어부의 그물과 강바닥, 수초에 부착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큰빗이끼벌레의 대량증식은 강물의 부영양화와 조류 대량 번성의 환경이 됐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물고기의 산란과 서식을 방해하는 생태적 문제까지 야기하게 된다는 것이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작년에 비해 물고기도 더 안 잡힐뿐더러 치어는 거의 안 잡힌다. 그래서 물고기들의 씨가 마르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어부의 증언이다. 이를 두고 환경연합 측은 4대강 보 담수 이후에 나타나는 명확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큰빗이끼벌레가 왜 4대강에서 대거 번식하게 됐느냐는 것도 주목거리다. 이에 대해 환경전문가, 시민단체 등은 “댐, 저수지, 호수 등 정체 수역에서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에 나타나게 된 것은 4대강이 강이 아니라 호수가 돼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녹색연합 황인철 평화생태국장도 “4대강에 16개 보를 세워 물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에 물이 흐르지 않는 강이 돼 버렸다”며 “강이 호수처럼 변하는 호소화(湖沼化)가 상당부분 진척됐다는 의미”라고 말한다.실제 4대강조사위원회가 작년 6월 6‒11일 4대강 27개 지점에서 유속을 조사한 결과 12곳(44%)의 유속이 초속 2㎝이하여서 측정불가능한 정도였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강물이 흐르는 속도가 초당 50‒100㎝였다”며 “그때보다 최소 30분의 1 수준으로 유속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한바 있다. 큰빛이끼벌레 퇴출을 위한 해답은 나와 있다.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면 된다. 4년째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데 방치하는 것은 수자원공사와 국토부의 직무유기라는 환경연합 측의 주장은 백번 옳다.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지켜 볼 생각이 아니라면 즉각 수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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