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로 얼어 붙었다. 정부가 그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6개 병원과 경유한 18개 병원의 실명을 모두 공개했다. 상황은 대구-경북과 강원도를 뺀 전국이 메르스에게 점령당한 꼴이다. 그처럼 위기상황인데도 경북도는 울릉도에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가 입도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대구시 메르스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의료원은 메르스 의심환자가 눈앞에 나타나야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철통방역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7일 울릉도는 메르스 환자가 들어왔다는 소문으로 뒤집혔다. 온라인뉴스를 통해 사실이 전해지면서 울릉도는 메르스환자에 대한 공포로 사색이 됐다. 소문의 당사자인 노모(56·여‧대전)씨가 지난 6일 일행 36명과 함께 관광차 울릉도를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노씨는 지난 4월24일부터 5월 27일까지 무릎 관절수술로 대전소재 D병원에 입원했는데 공교롭게도 D병원에 입원 중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것이다. 퇴원한 노씨는 지난 6일까지 능동감시 대상자로 별도의 격리없이 보건당국의 전화확인만 하면 됐다. 그런데도 노씨는 한가롭게 여행을 떠난 것이다. 자가격리가 얼마나 엉성한 것인지 말만 그럴듯한 자가격리지 사실상 방임임을 드러낸 사례다. 사실을 전달받은 울릉도 의료진에 의해 노씨는 다행히 의심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니 다행이지만 이번 경우 경북도의 정보망은 참으로 한심스럽다.대구의료원의 경우는 참으로 실망스럽다. 대구시 메르스 전담병원답지 않은 느슨한 자세가 지적되고 있다. 대구의료원의 응급환자 선별과 관련, 체계적이지 못한 의사들의 대처에 또 다른 의심환자를 낳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메르스 환자가 연일 속출하는 비상상황에도 메르스 의심환자가 메르스 응급환자 분류소에 들어선 뒤에야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담당 의사들의 자세에서 전혀 긴장감을 찾을 수 없다. 또한 어제부터 갑자기 콧물과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환자를 특별한 검사 없이 전자체온계로 체온을 재고 증상을 물어본 후 메르스 증세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귀가시킨 것을 두고 정확한 검진 없이 너무 쉽게 귀가시키는 것 같다는 시민들의 불만도 있다. 지나친 불안도 문제지만 지금처럼 너무 무신경한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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