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청정지역으로 끝까지 남아 있기를 염원한 대구시가 뚫렸다. 16일 남구청 공무원인 A(52) 씨가 시 보건환경연구원의 메르스 1, 2차 검사 모두 양성판정을 받아 메르스환자로 확진, 대구에서도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A씨는 지난달 27-28일 어머니가 입원한 서울삼성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A씨는 1차 양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업무를 계속해 왔으며, 직원들과 회식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사실을 자진 신고토록 한 보건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20일 가까이 일상 생활을 했으며 심지어 어머니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도 신고의무를 어기고 근무처인 주민센터에 출근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며칠 전부터 조금씩 고열과 호흡 곤란 등 메르스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어서 당연히 메르스를 의심해야 하지만 감기 정도로 여기고 금요일인 12일까지 계속 근무한 것이다. 그러다가 병세가 악화되자 15일 오전 지역 보건소에 자진신고하면서 양성판정을 받았으니 개탄할 일이다. 사태가 심각하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개인위생 수칙을 계도해야 할 A씨가 메르스환자와의 접촉사실을 숨겼으니 지탄받아 마땅하다. 보건당국에 신고를 미뤘고,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고, 심지어 사우나에까지 다녀왔다. 부인과 중학생 아들 역시 함께 있었으니 문제가 간단치 않다.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높아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부터 할 일은 A씨의 동선을 철저히 추적해 날짜와 시간대별로 상세히 밝혀 모든 접촉자들이 자신의 위험에 노출됐음을 인식하고 즉각 관계당국에 신고토록 하는 것이다. 메르스가 더 이상 지역을 유린하지 못하도록 선제적 조치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능동감시할 사람 자가격리할 사람을 가려 빈틈없이 시행해야 한다. 방역당국 못잖게 시‧도민의 강력한 협조가 필요하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 출입을 삼가하기, 외출시 마스크 착용,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손수건이나 소매로 얼굴을 가릴 것, 비누를 사용해서 자주 손씻기 등만 철저히 한다면 더 이상 메르스가 대구‧경북에서 날뛰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경주의 확진환자 K교사와 대구의 A씨 외에 단 한명도 추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은 시도민의 결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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